▲태양과 바람 2호 발전기 준공식태양과바람발전기 준공식 사진입니다.
이현정
- 원전 대신 햇빛발전, 에너지소비자에서 생산자로"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은 주민의 힘으로 햇빛발전소를 건립하여 전기를 생산 판매하며 에너지 전환, 에너지 자립을 모색하는 협동조합이다.
2013년 6월 설립한 이래, 현재 200여 명의 은평구 주민들이 참여하여 50kW급, 49.5kW급 총 2개의 햇빛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 가정 내 에너지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교육, 에너지 진단 및 컨설팅,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 시행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비를 들여 손수 햇빛발전소를 건립한 것일까?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다보니,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은평 시민모임'을 만들게 되고, 공개강연회나 교육·캠페인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조직 형태를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핵·원자력으로부터 안전한 에너지, 화석 연료가 아닌 청정에너지를 우리들이 직접 생산해보자 한 것입니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최승국씨의 설명처럼 원전·에너지 문제를 자각한 주민, 지역 사회 단체 등이 함께 모이며 단초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은평 지역 내 가능한 모든 옥상에 햇빛발전소, 모든 가정은 에너지 절전소를 목표로 에너지 전환과 자립마을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협동조합 설립이나 햇빛발전소 건립 및 운영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1달여 만에 99명의 발기인을 거뜬히 모았지만, 협동조합 설립 총회에서부터 설립신고, 법인등기, 사업자 등록에 이르는 전 과정은 만만치는 않았다.
더군다나 햇빛발전소 설립 부지를 마련하는 일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많고 많아만 보이던 옥상 중 실제 그늘이 지지 않고 해가 잘 드는 남향의 가능한 공간을 찾긴 쉽지 않았던 것. 사업성을 생각하면 대략 150평 이상 되는 부지여야 하는데, 어찌어찌 찾아다 해도 이미 옥상 정원으로 꾸며 놓았다거나, 한전 계통망으로 연결하는 비용이 너무 높아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수색동에 위치한 은평공영차고지에 햇빛발전소를 올릴 수 있었다. 2014년 3월엔 태양과바람 1호 발전소 (50kW)를, 7월에는 2호 발전소 (49.5kW)를 차례로 준공했다.
현재 이들 태양과바람발전소에서 생산되는 발전량은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전기 생산량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량도 안내하고 있다.
- 모든 가정은 에너지 절전소! "이렇듯 조합에서는 햇빛발전소를 통한 직접적인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절전을 통한 에너지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절약이 곧 생산'이라는 생각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절약하는 방법을 실천·보급하고 있다.
조합원 가정은 물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각 가정의 에너지를 진단하고 컨설팅하는데, 절약 비법과 함께 효율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너지클리닉서비스' 사업에 참여, 6개월여 만에 지역 주민 800가구에 에너지 진단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하였다. 전기밥솥, 헤어드라이어 등 각 가전도구 별 소비 전력이나 대기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적지 않은 소모량에 깜짝 놀라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집안 곳곳에 세는 전기가 없는지 살펴보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확인하는데, 실제 이러한 컨설팅을 통해 전기료를 평균 30%가량 절약하게 된다고 한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에서는 이러한 실천도 늘리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 및 홍보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은평마을에너지학교, 에너지전환마을학교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개최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조합원 및 지역 주민들과 에너지 문제와 지속 가능한 대안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에너지 절약 비결도 알아보고, 재생에너지 발전소나 에너지 자립마을 등을 탐방하며 실제 실천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서울도시농업축제, 은평누리축제 등에 참가하여 재생에너지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였으며 서울시 청책토론회 '햇빛도시 서울만들기'도 진행하였다.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뜻이 맞는 조합원과 모여 '소모임 활동'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에너지 공부 모임인 '테바소모임'이 진행되었다. 조합원 스스로 자료를 찾아 함께 공부하며, 전력 구조의 문제, 산업 전기, 적정 기술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사례를 알아보았다. 때론 영상을 보거나 강연을 듣기도 하였다. 6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두 번 총 11회 진행되었는데, 1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하였다.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소모임이었음에도 높은 출석률을 보였다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올해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