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공식 경기구인 브라주카(Brazuca)의 판매가격은 159.99달러. 이 수제 축구공을 제작하는 파키스탄 여성들의 한달 임금은 10,000루피, 약 101.73달러다. 한 달을 일해도 본인들이 만든 축구공 하나를 사지 못한다. 전 세계 수제축구공의 70%를 생산하는 파키스탄에선 5~14세 아동 7000여명이 시간당 6센트를 받으며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muslims are not terrorist
국가 간 이뤄지는 무역시장은 좀 더 불공평하게 성장했다.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며 잘 사는 나라들은 힘없는 나라를 착취해 더욱 부유해졌고, 자유무역 시대엔 헤비급으로 성장한 나라와 굶주림에 지친 라이트급 나라 간 싸움이 공정하다고 강조됐다. 1700년부터 2000년까지 300년간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 사이 빈부격차가 무려 1400배나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85명의 세계최대부자들이 최하위 빈곤인구 35억 명과 같은 부를 가졌다는 최근 통계는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불공평한 무역시장에 반기를 든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46년 미국 기독교 단체인 텐사우전드빌리지(Ten Thousand Villages)는 푸에르토리코 수공예품을 들여왔다. 당시 생산자들의 자립(Self-help)을 돕는 데서 시작한 대안무역 활동은 1980년대 막스 하벨라르(Max Havelaar)라는 첫 인증 브랜드가 네덜란드에 생기며 본격적인 공정무역(fair trade) 개념으로 정착됐다.
유명한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막스 하벨라르는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동인도 제도(현 인도네시아) 원주민을 위해 투쟁한 가상인물이다. 제국주의 시절 제3세계 원주민들을 착취했던 할아버지가 후대에 물려 준 부채가 공정무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출발이 종교적 박애든 제국주의 시절 부채이든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노동자, 즉 '사람'에 초점을 둔다. "대화와 투명성, 상호의존성에 기반해 생산자와 노동자들이 만든 제품을 정당한 가격으로 구매하고 이들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무역방식"으로 정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