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공사로 전국 최초로 수몰되는 역사인 평은역. 400년 전통마을인 금강마을과 함께 물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정수근
무너지기 쉬운 마사토지대에 들어선 영주댐의 위험그런데 이상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도로를 만들기 위해 절개한 산지면 곳곳에서 흙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한두 곳도 아니고 대부분의 절개면에서 흙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 상태가 심각한 곳은 토사유실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해 뒀지만,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콘크리트를 바른 아랫부분이 뜯겨나가고 다시 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육안으로 훤히 보일 정도였다.
이를 보고 함께 동행한 내성천보존회 송분선 회장이 다시 말을 보탰다.
"영주에서 오래 사신 마을 어른신들은 '여기는 사토(沙土)지역이라 댐이 위험해. 모래지역인데 모래 위에 댐을 지어놓으면 우야노. 무너지고 말지. 물을 담으면 전부 사토(沙土)라 물을 먹어. 그렇게 되면 앞으로 큰비나 장마 같은 변수가 생기면 저 산들이 순식간에 흘러내릴 수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지금 산등성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 전조라는 것이다. 이 지역이 원래 사토지역이니까 새로운 길을 낸다고 산지를 절개해 닦으면 저렇게 사면이 무너질 것이란 말이다. 실지로 산사태도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곳은 천둥만 쳐도 산사태가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걱정할까.
이와 같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영주댐건설단에서 댐공사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4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댐 시공에 앞서 시추조사를 충분히 했고 암반에 기초공사를 했다"며 "기반암 위에다가 댐 본체를 붙였기 때문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