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따니빠따> (옮긴이 일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2월 17일 / 값 1만 7000원)
불광출판사
<숫따니빠따>(옮긴이 일아,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빠알리어'로 전해지던 부처님 말씀을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한 내용입니다.
숫따니빠따(Sutta-nipãta)는 경이라는 뜻의 숫따(Sutta)와 장, 절, 집성이라는 뜻의 니빠따(nipãta)를 합성한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숫따(Sutta)와 니빠따(nipãta)를 조합해 숫따니빠따(Sutta-nipãta)가 돼 '경의 모음'이라는 뜻이 됩니다.
숫따니빠따(Sutta-nipãta)라고 할 수 있는 책, 경을 집성해 놓은 책(경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빠알리 경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언어는 제자들에게 구전되어 스리랑카에서 기원전 94∼80년경에 체계적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인 경전 언어를 '빠알리어'라 하며, 빠알리어로 쓰인 경전을 '빠알리 경전'이라고 합니다.
빠알리어는 부처님께서 사용하시던 언어로 초기불교 언어이니, 빠알리어 경전은 초기불교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전 기록을 이해하려면 경전들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如是我聞)'로 시작되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처음부터 기록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습니다. 말과 말,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3개월째에 부처님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제자 중 한사람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如是我聞)'로 시작해 부처님께서 들려주시던 가르침 내용을 말하면, 집결해 있는 다른 제자들 역시 그런 가르침이 있었다는 걸 확인(동의)하면 그때서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는 내용이 부처님 말씀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말씀을 기록하는 경들은 부처님 생전의 기록이 아니고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제자들이 공동으로 기억하는 가르침(내용)을 공동으로 확인하고 공동으로 검증해 기록한 내용입니다.
부처님이 살아계셨을 때도 기록이 성행했다면 기록이 남아있고, 그때의 기록이 가장 정확한 기록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기록이 없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부처님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때, 아직은 기억이 생생한 기간 내에 수백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으로 기억하고 공동으로 확인한 내용(가르침)을 공동 동의로 기록한 내용이라면 부처님 살아생전의 기록에 버금 간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점 봐주는 스님, 부처님 말씀 거역하는 가짜 일 수도 따라서 빠알리 원전 <숫따니빠따>는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최초 기록, 옮기거나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입될 수 있는 문화적 배경, 어떤 사견, 오류 등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가장 오롯한 경, 부처님 말씀을 집성해 놓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136 출생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오. 출생에 의해 브라흐만이 되는 것도 아니오. 행위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고, 행위에 의해 브라흐만이 되는 것이오. - <숫따니빠따> 59쪽-927 주술, 꿈의 해몽, 징조를 정치거나, 또는 점성술을 해서는 안 된다. 나의 제자는 동물의 소리를 점치거나 임신을 시킨다는 (술수나), 치유한다는 (술수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숫따니빠따> 327쪽-'뱀의 경'으로 시작하는 <숫따니빠따>에는 1149개의 게송이 담겨 있습니다. 길게는 한 페이지, 짧게는 두 줄 정도의 게송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공을 초월하는 지혜이며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은 진리입니다. 시대와 신앙을 구분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취해도 좋은 삶의 지혜이며 구원의 명언들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라 전체를 뜨겁게 한 간통죄 문제뿐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얽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진리의 샘물입니다.
수
가장 종교적인 말씀은 누구도 거부하지 않을 순수함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오롯이 전하는 <숫따니빠다>는 순수하고 소박합니다. 아직은 어떤 패거리의 주장이나 해석까지도 개입되지 않은 초기 원전이라서 그런지 더 없이 평범하고 쉬운 내용입니다.
교양과 지식을 쌓기 위해 읽어도 좋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수양으로 새겨도 좋을 내용이 보배로 꿰인 보석들처럼 책 속에 즐비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재미는 보석 알을 돌리는 촉감처럼 동글동글하고, 뜻을 새기는 맛은 번쩍거리는 보석 빛만큼이나 가슴을 뿌듯하게 하리라 기대됩니다.
숫따니빠따 - 빠알리 원전 번역
일아(一雅) 옮김,
불광출판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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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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