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부족하거나 많거나, 뿌리기능을 상실하면 작물은 생육장애를 겪는다
오창균
무더운 여름철 동물은 체온이 올라가면 물을 많이 마시고, 땀을 배출한다. 생존에 필요한 수분 유지와 체온 조절을 위해서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온도가 높을수록 물을 많이 흡수하고, 잎 뒷면의 기공을 열어 땀(물)을 배출한다. 식물이 배출하는 물은 수증기 형태로 증발하며, 이른 아침이나 실내에서는 식물이 배출한 잎에 맺힌 물방울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식물은 잎의 기공을 열고 물을 밖으로 보내서 체온조절을 하며, 이것을 '증산 작용' 이라고 한다.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증산 작용은 더 활발해진다. 작물이 가뭄에 말라죽는 것도 증산 작용에 필요한 물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물이 없으면 작물은 체온 조절을 할 수가 없고, 세포에 남아있는 물까지 가져다 사용한다. 물이 빠져나간 작물의 잎은 힘없이 아래로 축 늘어지며, 여름철에 주로 많이 발생한다. 더 이상 물 공급이 되지 않으면 시들다가 말라죽는다.
물이 부족하면 기공을 닫아 물을 밖으로 보내지 않고 조절을 한다. 작물은 잦은 물가뭄을 겪게 되면 영양과 생식 성장에 장애가 발생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결실도 부실하다. 하지만, 가뭄으로 축 늘어진 작물에게 물을 직접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갈증을 느끼는 만큼, 한 번에 많은 물을 흡수하다가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목 마른 사람에게 물을 건네면서 나뭇잎 몇 개를 바가지에 띄워준 옛날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된다.
물 가뭄을 겪고 있는 작물이 뿌리에서부터 물을 천천히 흡수하여 줄기를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뿌리 주변의 흙 위에 조금씩 흘려보내듯이 물을 주는 것이 작물 성장에 유리하다. 같은 이유로 작물에게 물을 줄 때는 한낮은 피하고 아침에 주는 것이 좋으며, 광합성에도 도움이 된다. 해질 무렵에는 물을 주더라도 한밤 중에는 물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광합성을 하지 않는 저녁에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뿌리가 물에 잠기게 되면 호흡 곤란으로 생육이 불량하거나 웃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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