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박람회에서 전시해놓은 리플렛다양한 사업장을 알리는 리플렛이 놓여있다.
구보라
"친근한 잡 페어"그렇다면 여기는 무슨 박람회인지 혼란스러웠다. 알고 보니 내가 먼저 찾아간 곳은 서울시 청년 허브에서 '청년 혁신 활동가'를 모집하기 위해 열린 '내-일박람회'였다. 박람회는 두 군데에서 열리는 것이었다. '청년 혁신 활동가'라는 범주는 같지만, 참여하는 사업장의 분야가 다르고 주최하는 곳이 달랐다.
다시 정리하자면, 첫 번째 박람회는 오전 11시부터 청년 허브 일자리 사업단에서 마련한 사업장-참여자 상호매칭 '내-일 박람회'가 열렸고, 두 번째는 오후 3시부터 서울시 사회적 경제 지원 센터에서 마련하는 '사회적 경제 청년 뉴딜 일자리 매칭 박람회'가 열린 것이다.
원래 신청했던 후자의 매칭 박람회로 가봤다. 같은 건물에서 조금 더 걸어가보니 서울시 사회적 경제 지원 센터의 매칭 박람회가 한창 준비 중이었다. 원래 일정표에는 30분 간 미리 사전에 신청한 사업장의 담당자와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참여 사업장에 비해 참여자가 적은 탓인지, 그 일정과는 달리 자유롭게 다니며 상담할 수 있었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총 세 군데 사업장의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 사업장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깊이 있는 질문을 하진 못했으나, 대략 어떤 일을 하는 곳이며, 어떤 인재를 원하는 지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내-일 박람회'로 갔다. 그 곳에서는 정해진 타임 테이블대로 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4시부터는 3부가 시작됐고, 나는 관심 있는 분야의 사업장을 찾아갔다. 나를 포함해 총 5명의 참여자 그리고 담당자가 총 1시간 20분 가량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나눌 수 있었다.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인지, 담당자는 어떤 경로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지, 중식은 무료 제공인지, 직장에서의 성비가 어떠한지, 스트레스 받을 땐 어떻게 푸는지 등등 참여자들이 사업장 담당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했고, 덕분에 대부분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A그룹 테이블 토크 때에 내 옆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질문하던 참여자, 심지수씨(27)에게 오늘의 박람회가 어땠는지 물어봤다.
"일단 제가 가장 좋았던 것은 보통 잡 페어를 가면 엄청 경직된 분위기고, 아예 만남 자체가 면접인 경우가 많아요.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가는 거죠. 그런 분위기에서는 제가 어떤 말을 하는 게 다 평가 요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는 되게 친근해서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깊이 있는 질문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궁금한지도 몰랐던 점까지 물어보게 된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