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의 겨울. 물억새 장관을 이루고 있는 달성습지의 모습이 아름답다.
정수근
사장님은 국내 최장 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이 나라 최대 내륙습지 중 하나인 달성습지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서대구 달성습지는 인근 성서공단의 조성과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그 원형의 아름다움이 일부 훼손되긴 했지만, 지금도 그 면적이 8㎢에 이르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습지입니다. 어떤 자연학자는 인류의 유산으로 길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달성습지가 원형을 회복해도 부족할 판에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바로 12.9㎞에 이르는 대구4차순환선 성서-지천 간 고속도로사업 때문입니다. 이미 기존에 잘 닦여있는 강변도로 안쪽으로 또 새로운 고속도로가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총 65㎞에 이르는 대구4차순환도로의 일부 구간인 성서-지천 간 도로가 고속도로사업으로 편입되면서 서대구 달성습지를 잠식하려고 합니다.
이미 몇 해 전 완공된 대구4차순환도로의 기 완공구간의 이용률이 현재 채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뻥튀기 교통수요 예측으로 시작된, 불필요한 도로사업이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증명된 셈입니다. 이번 사업 또한 뻔히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입니다. 그렇잖아도 적자 때문에 고민이 깊은 한국도로공사가 왜 이런 부담을 지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 이 도로 사업은 대구의 중요한 생태축인 앞산을 동서로 완전히 관통하고, 달성습지마저 내놓으라 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살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도로공사가 왜 이런 비난의 한가운데 서야 합니까.
환경 '3관왕' 달성습지에 웬 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