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옥 2층은 작은 박물관이었다. 밥만 먹지말고 2층도 둘러보자. 무엇이 역사가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유혜준
아침식사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을 개조한 식당 한일옥에서 '무우국'을 먹었다. 군산이 고향이라는 최재우 전 도의원은 이 집에서 '무우국'을 먹지 않으면 군산에 다녀오지 않은 거라고 알려주었다. 소고기를 넣고 끓인 무국은 국물이 아주 시원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끓여주던 맛이었다.
식사가 끝나면 그냥 식당에서 나오지 말고 2층을 꼭 둘러보시라. 볼거리가 가득하다. 우리가 예전에 사용하던 물건들이 세월이 흘러 손때가 잔뜩 끼면서 빛이 바래면 그 기능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여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리라. 너른 실내에 오래된 물건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일옥 건물이 1937년에 지어진 김외과 병원이었다는 것도 2층에 올라와서 알게 되었다. 붕어빵틀, 엿장수 가위, 인두, 놋그릇, 함지막, 장기판, 고가구 등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볼거리가 많다. 식당에서 밥만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식당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초원사진관이 보인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곳이다. 1998년에 개봉한 영화니, 영화에도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기 시작했을 것이고, 대중의 기억에서 잊힐 때도 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초원사진관이라는 공간이 현실에 실재함으로써, 아직 잊히지 않고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