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소닉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최호선 선수와 김성현 선수가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치르고 있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호선 선수가 3대 2로 승리했다.
온게임넷
"배틀! 배틀! 배틀!"세트 스코어 2대 2 접전. 15일 오후 10차 소닉 스타리그(스타크래프트 리그) 우승자를 가릴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을 가득 메운 2천여 관객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보통 1시간 넘는 '장기전'이 백미인 '테테전(테란 대 테란 종족 경기)' 승부가 계속 초반 지상전에서 끝나자, 테란 종족 최강 공중 유닛(병기)인 '배틀 크루저(전투순양함)' 등장을 염원하는 목소리였다.
팬들의 기대와 달리 마지막 경기도 현란한 '벌처(테란 정찰용 오토바이) 컨트롤'을 앞세운 최호선(24) 선수가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리그 '테테전' 무패 행진으로 '테란 머신(기계)' 명성을 확인했던 김성현(22) 선수도 '시즈 탱크'(테란 공성 전차)를 앞세운 반격에 실패하며 경기 시작 20여 분 만에 'GG(Give up Game: 게임 포기)'를 선언하고 말았다.
SK텔레콤 'T1' 소속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다 지난 2013년 초 은퇴했던 최호선 선수는 개인 리그 첫 우승이란 감격을 맛봤고, 같은 해 STX 'SouL' 팀 해체로 프로리그를 떠났던 김성현 선수도 첫 준우승이었다.
3년 만에 잠실 찾은 스타리그... '팬덤' 힘입어 부활 기지개 이날 게임전문채널 '온게임넷'으로도 생중계된 스타리그 결승전은 스타크래프트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과 진행자, 주최자 모두에게 각별했다. 지난 2012년 여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을 끝으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아래 '스타1')'를 이용한 '공식 스타리그'가 막을 내린 이래 3년 만에 처음 '대규모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유독 프로토스 종족 '캐리어(우주 모함)'만 등장하면 흥분해 '김캐리'란 애칭으로 불리는 김태형(41) 해설자는 경기 시작 전부터 3년 전 마지막 스타리그 중계를 떠올리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개인방송 해설자 'BJ(방송 자키) 소닉'으로 잘 알려진 '스타1 덕후' 황효진(27) 스베누 대표가 아니었다면 스타리그는 진작 맥이 끊겼다. 지난 2010년부터 소규모 온라인 대회인 '소닉 스타리그'를 계속 개최하다 대회 스폰서까지 자청한 황 대표는 "스타1은 내게 10년 넘게 해온 바둑 같은 게임"이라면서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를 예고하기도 했다. 축하 공연으로 이날 3시간 넘게 이어진 행사를 마무리한 가수도 스베누 공식 광고 모델인 아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