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병동의 체육선생님아이들에게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주고 있는 모습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초등학교 레슬링부에서 제의를 받아 레슬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김형수 선수는 전국체전 레슬링 자유형 69kg급에서 2번이나 우승했지만, 18세가 되던 해 백혈병이 재발했다. 그리고 그때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지원으로 골수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게 됐다.
수술을 받기 전, 김형수 선수는 병실 창문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레슬링 자세를 취해봤다고 한다. 다시 운동을 하고 싶은 간절함이 백혈병을 이겨낸 힘이었다고. 최근 격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3에서 격투기 선수로, 시즌4에서는 코치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김형수 선수가 소아암 병동의 체육 선생님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치료 받았던 강남성모병원에 직접 제안을 했고, 처음에는 격주 토요일만 진행하다가 지금은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은 평균 4명 정도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1시간 정도 스트레칭과 볼링을 가르치고 있다. 볼링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조그마한 핀과 공인데, 친구들이 핀 전부를 쓰러트리면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잘 따르지 않았는데, 백혈병을 겪은 이야기를 해주며 친해지니 많이 따른다고 했다. 이제는 병동에 소문이 나서 많은 친구들이 토요일을 기다리고 있다.
매주 희망의 증거를 기다리는 소아암 환아들
매년 한국에서는 1600여 명의 백혈병 소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성인 암의 완치율이 약 40%인 반면 소아암은 정상 치료를 받는 경우 8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사고사를 제외하면 소아암이 어린이 사망률 1위다. 발병에서 완치까지 3~5년의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고, 처방약이 일부 '비급여'로 처리돼 환아를 둔 가정은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