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을 까는 김금일 할머니. 할머니가 굴을 캐면서 즉석에서 까고 있다.
이돈삼
"할머니! 바람이 차가운데, 굴을 캐세요?" "갠찬헌디. 날도 푸근허고, 바람도 안 불고." 바람이 거칠고 날씨도 추운데, 할머니는 푸근하다고 했다. 이전 날씨보다 부드러워졌다는 얘기일 게다.
"굴이 많은가 봐요?" "많어. 널린 게 굴이여. 놀믄 멋하겄어. 소일도 허고, 돈도 벌어야제. 물들기 전까지 빨리 허고 갈라고. 금방 물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바닷물이 밀려오고 있다. 물이 드는 속도가 빠르다. 할머니는 바닷물을 피해 뒷걸음질하며 굴을 캤다. 캐며 바로 까서 알맹이만 바가지에 담았다.
할머니(김금일, 72)의 굴 자랑이 이어진다. 읍내에서도 알아주는 '저두 것'이라고 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자라 맛이 별나단다. 도회지에선 다른 지역의 굴을 갖고 와서 '저두 것'으로 속이기도 한다고.
그 사이 관광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한 무리의 여행객이 버스에서 내려 가우도로 들어간다. 할머니한테 인사를 건네고 나도 출렁다리로 간다. 지난 1일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