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회장이 마을 부녀회장 정순자씨의 돼지고기 썰기는 좀 있다가 벌어지는 잔치를 알렸다.
송상호
먼저 온 할머니들은 마을회관 문을 열고, 간단한 청소를 하고, 주방을 정리한다. 오늘은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낸다. 그 꺼낸 고기를 큰 솥에 넣는다. '삶은 돼지고기'를 만들 모양이다. 잔치라고 한 적도 없는데, 그렇게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마을 할아버지들이 하나둘 마을회관으로 모여든다. 꾸부정한 김 할아버지, 작지만 꼿꼿한 전 할아버지, 머리를 빡빡 깎은 원 할아버지 등이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마을회관에 오는 순서(할머니 먼저, 할아버지 나중)는 이 마을회관이 생기고부터 자연스레 정해져 있다.
농협직원의 도착에 환한 미소! 그 이유가 뭘까?
오전 10시 40분이 되니 농협 직원이 도착한다. 농협 직원은 뭔가를 몇 박스를 내린다. 무얼까. 마을 주민들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는 듯 흐뭇하게 그 직원을 맞이한다. 마치 산타 할아버지를 맞이하는 꼬마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