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2층 공항버스. 2층에서는 편안한 좌석을 제공하며, 1층은 저상구조로 계단이 없어서 짐이 많은 일반인도 편리하다
한우진
그래서 교통 약자를 위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게 바로 2층 버스다. 2층 버스의 1층은 저상 구조라서 노약자나 장애인, 유모차, 휠체어 등이 계단 없이 탑승할 수 있다. 그런데 저상버스의 1층은 일반 승객의 거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버스 앞쪽은 휠체어 공간 등을 확보하기 위해 좌석 수가 적고, 뒤쪽은 높이 솟아오른 버스 바퀴 때문에 좌석이 별로 편안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저상버스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앞으로 노령화가 계속되면서 교통 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보급이 계속 늘어나게 될 텐데, 저상버스 구조가 일반 승객에게 불편하다는 점은 큰 딜레마가 될 것이다.
홍콩 버스는 2층 버스를 적극 운영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실제로 교통 약자들은 1층의 전면부, 가까이 가는 승객은 1층의 후면부, 멀리 가는 승객이나 전망을 중시하는 관광객들은 2층 좌석 부분으로 나눠서 탑승함으로써 좁은 공간을 기능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령화로 인한 교통 약자의 교통 수요와 광역화로 인한 장거리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는 것이 경기도의 상황이다. 홍콩의 2층 버스가 버스 한대로 이렇게 다양한 교통 수요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홍콩의 2층 버스는 경기도 2층 버스 도입의 원래 목적이었던 대용량 수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 2층 버스는 앞쪽 버스 탑승구 표면에 2층 좌석, 1층 좌석, 1층 입석 수가 표시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보통 이 셋을 합쳐 약 100명의 대용량 수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