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미술관을 지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수원시민들이 미술관을 쉽고 편안하게 오기 위해서는 보다 공공적인 명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손채수 초암교육예술연구소장이 '수원시립 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에 여덟 번째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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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미술관을 지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수원시민들이 미술관에 쉽고 편안하게 오기 위해서는 보다 공공적인 명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수원 화성행궁 앞에서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수원시립미술관 건립공사가 시작됐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오는 6월 완공돼 10월에 개관될 예정이다. 수원시립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 300억을 들여 건립한 뒤 수원시에 기부채납 한다. 미술관은 대지면적 6400㎡에 건축면적 3370㎡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1년 수원 권선구 권선동 일대에 7962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개발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수원시에 시립미술관을 지어서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한데 이 미술관 명칭과 관련, 염태영 수원시장과 시민사회단체가 갈등을 빚으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갈등은 시립미술관 명칭에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가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확정된 명칭은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이다. 시립미술관에 '아이파크'가 들어가자 수원시민사회단체와 예술인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원을 대표하는 화성행궁 앞에 짓는 시립미술관에 아파트 브랜드를 넣는 것은 수원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원시립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구성, 본격적인 반대활동을 벌여 왔다.
이런 반대에 대해 염 시장은 지난 1월 27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염 시장은 "기업의 이름을 붙여서라도 지역사회에 (기업이)기부를 한다면 행정의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염 시장은 지난 1일,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수원시립미술관 명칭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7일부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을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시립미술관 공사 현장 앞에서 1인 시위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립미술관 이름을 공모하고 있다. 이들은 시립미술관 명칭을 반대하는 시민들 8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수원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1월 27일, 수원시립미술관 명칭 논란과 관련, 시민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에도 참석을 요구했지만, 불참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 대부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 명칭을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은 명확하다. 이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기업의 기부문화 확산은 아름다운 일로 충분히 존중해줘야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시의 정체성과 시립미술관이 갖고 있는 공공재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명칭에서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훈도 한벗지역사회연구소장은 "현대산업개발에서 아이파크 아파트 안에 미술관을 건립하고 이름을 아이파크로 짓는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며 "수원 행궁이 갖고 있는 역사적인 의미와 인문학 도시 수원의 정체성을 반영해서 수원시립미술관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기부 취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미술관 내부에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며 "기업의 브랜드 명칭을 붙이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반 기업정서는 아니"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양 소장은 "시립미술관 명칭 반대 문제제기에 대해서 시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한 적이 없다"며 "우리의 입장은 확실하게 밝혔으니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