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인사, 연이어 도마 위에 올라

전문성 없어도 낙하산 투입... 특정 학교·지역 편중 심각

등록 2015.02.05 19:38수정 2015.02.0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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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측근 비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사가 연이어 도마 위에 올랐다.

시장 특별보좌관(아래 특보)이야 측근을 기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 산하 기관 등의 요직들도 측근이나 지인들로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 시절 임용됐다는 이유로 임기가 남았는데도 쫓아내는가 하면, 새로 임용하는 사람들 중엔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경우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유 시장은 지방선거 때 옹진군에서 자신을 도운 문경복 전 인천대학교 사무처장을 인천교통공사 상임감사로 기용했다. '개방형 공무원'으로 뽑는 시 서울사무소장엔 자신이 국회의원을 할 때 보좌관을 한 이웅수씨를 임명했고, 개방형 감사관에 정중석 전 안전행정부 감사관실 조사담당관을 임용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고 있는 송도 재미동포타운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아메리카타운㈜ 대표에 황기영 전 민선6기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기획팀장을 발탁했다.

또한 인천도시공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핵심 특수목적법인 중 영종지구 미단시티개발㈜ 대표에 김용주 전 인수위 공보팀장, 인천아트센터㈜와 오케이센터개발㈜ 대표에 인수위에서 활동한 김석원 전 청와대 비서관,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대표에 유 시장과 제물포고·연세대 동기동창인 이원복 전 국회의원을 임용했다.

이 전 의원은 유 시장이 국회의원(경기도 김포)직을 버리고 인천에 왔을 때 선거캠프를 만들고 진두지휘했다. 유 시장 선거캠프에서 홍보를 맡았던 사람은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본부장이 됐다.

이들의 주된 특징은 유 시장이 안행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측근이거나, 제물포고 또는 연세대 학연이거나, 6·4 지방선거 때 공신이다. 지역 연고 없이 유 시장이 국회의원이나 장관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다른 지역 인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사 과정 또한 물의를 빚었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의 사퇴를 종용했다. 대표이사가 사직서를 내자, 대표이사 선임 시 이사회를 거쳐 공모하게 돼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새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재단 이사회와 여성계 등에서 비판했으나, 결국 이 자리엔 퇴직 공무원이 임명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유영성 전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장 후보자를 공모했다. 유 전 사장의 임기는 1년 7개월이나 남은 상태였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에게도 사퇴를 종용했다. 조 원장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조 원장 취임 후 인천의료원은 노사분규도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시시설관리공단에 근무하는 한 인사도 몇 차례 사퇴를 종용 받았다. 그 역시 전임 시장 때 임명된 인사다. 그는 '송 시장 때 임용한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겠다'는 이야기를 공무원들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이 자리엔 유 시장과 같은 대학교 출신으로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사람이 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인천시는 지난 2일 인천평생진흥원장에 새누리당 소속의 전 시의원을 2대 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엔 인천테크노파크 원장에 박윤배 전 부평구청장을 내정했고, 인천시는 4일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초빙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박 전 청장을 9대 원장에 선임했다. 인천테크노파크 이사장은 유 시장이다. 박 전 구청장은 부평구청장직을 연달아 두 번 수행했고, 지난 6·4 지방선거 때도 출마해 같은 당인 유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또한 유 시장과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다.

인천테크노파크는 기술개발, 시험생산, 기술이전과 사업화, 자동차부품산업 지원, 바이오산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에 기술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수도권 최고의 산업기술단지 조성, 단지역량과 특화서비스 강화 등의 전략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잠시 옛 대우자동차에 다닌 박 전 구청장이 이런 분야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췄는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박 전 구청장은 현직 구청장 재직 시절, 가족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법 조치를 당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업지원 업무라 대우차에서 일했던 근무 경력과 행정경험이 주요하게 작용한 거 같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낙하산 #유정복 #인천도시공사 #인천테크노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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