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3일 부터 3월 1일까지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군경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골 발굴을 위해 민간단체들이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나섰다.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 발굴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동대책위)는 4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 유해 발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산내 민간인 학살지는 1950년 6~7월,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정치범 및 보도연맹원 등 민간인 4000명에서 최대 8000명을 한국 군인과 경찰이 집단 학살해 매장한 곳이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산내를 비롯한 전국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고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 산내에서도 한 차례의 발굴이 진행돼 3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광범위한 매장지가 밭으로 경작되거나 건축물이 세워지고, 도로로 사용되면서 훼손되고 있다. 2010년 과거사위원회 활동도 종료돼 발굴을 통한 유해수습을 바라는 유족들의 간절한 소망은 절망으로 변했고,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전국 최대 민간이 학살지는 안내판 하나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공동대책위, 2월 23일부터 일주일간 유해 발굴 예정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민간단체들이 유해 발굴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비록 일부분이지만 유해 발굴을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부끄러운 과거사를 세상에 알리고, 진상규명과 위령사업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태기로 한 것.
공동대책위에는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와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대전충남인권연대 등 대전지역 1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유족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 진실과정의 등 전국단위 단체들이 공동주최로 참여해 발굴비용과 인력 등을 지원한다.
공동대책위는 오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7일 동안 산내 골령골 매장지에서 유해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수십 년 동안 밭으로 개간돼 경작되던 곳이다.
유해 발굴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이곳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 공동대책위는 자원봉사자를 조직해 발굴작업을 돕고, 기자회견과 보고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 이렇게 발굴된 유해는 충북대 민간인 희생자 임시 안치소에 보관된다.
"진실 규명 위한 소중한 시도... 도덕적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