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자·기업 세금 더 걷어 중산층 살리자"

백악관, 4조 달러 새 예산안 발표... 공화당 강력 반발

등록 2015.02.03 13:52수정 2015.02.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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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 예산안 발표를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 예산안 발표를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NBC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유층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들여 중산층을 지원하겠다는 새 예산안을 내놓았다.

NBC, CNN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3일(한국시각) 4조 달러(약 4400조 원)에 달하는 2016년 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산안은 지난 2010년 설정된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에 따른 법정 상한선보다 740억 달러 많은 안이다. 부유층과 기업의 증세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공화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기업들 국외 수익 유보금에 일괄 과세

오바마 대통령은 부유층과 기업의 자본소득 최고세율을 28%로 인상하고 은행세를 신설할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32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이른바 '부자 증세' 구상이다.

이어 기업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자는 공화당의 요구는 받아들였지만,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19%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약 2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국외 수익 유보금에 일회적으로 14% 과세하는 방안을 내놓아 세금 부담을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미국 기업들이 법인세가 낮은 외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국외 수익금에 대한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로 확보한 재원을 일자리 증대, 최저임금 인상, 도로나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 확대 등 중산층 살리기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도 88억 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신년 국정연설에서도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부유층과 기업을 상대로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전망이다.


오바마 "공화당, 더 좋은 아이디어 내놔라"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세금 체계는 허점이 가득하다"며 "나는 이를 해결하고, 중산층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를 회피한다며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의회를 압박했다.

이어 "공화당이 나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중산층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공화당이 내놓는다면 언제나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에 발표한 예산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10년간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1조8000억 달러 줄일 수 있고, 국가채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75%에서 2025년에는 73.3%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화당을 이끄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미국 국민은 더 이상 과거의 하향식 정책을 반복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안을 통해 중산층 살리기를 강조하고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한 해외비상작전 예산은 깎은 것이 내년 대선을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예산안 #시퀘스터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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