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밀당. 옥산댁과 무월댁이 갱엿 뭉텅이를 서로 붙잡고 밀고 당기며 식이고 있다.
이돈삼
'밀당'이다. 그렇다고 그저 밀고 당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요령이 숨어 있다. 밀 때도, 당길 때도 살짝 안으로 말아줘야 한다. 안으로 공기를 넣어 담아주는 것이다. 그래야 구멍이 만들어진다. 언뜻 보기에 일도 아닌 것 같다.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웬걸. 안으로 공기를 담아주지 못한다. 속에 구멍도 생기지 않는다. 끈적거리는 갱엿을 당기는 것만도 힘에 부친다. 아무나 쉽게 하는 일이 아니었다.
"아무나 못해라. 보기엔 쉬워보여도. 그렇게 쉬울 것 같으면 내가 했지라. 이 분들이 계신께 하제. 안 그러면 못해라. 안 계시믄 엿 만들기도 끝인 것 같소."조진순(61)씨의 말이다. 조씨는 '슬로시티' 담양 창평의 오강리에서 쌀엿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28일이다. 쌀엿 만들기가 설날은 앞두고 대목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