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접촉 당시 사정한 건 북한"북한이 '돈봉투' 구걸외교의 주역으로 실명 거론하면 비판했던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이 <대통령의 시간> 출판 관련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정한 건 북측"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도한 <중앙선데이> 2015년 2월 1일자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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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록에선 2011년 북측 폭로가 전면 부정돼 있는데."폭로 당시 자기들이 한 행동을 기술했다고 느꼈다. 우리한테 와서 그렇게 사정을 해놓고, 참 웃겼다. 회고록 이상은 밝힐 수 없지만 그들은 굉장히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문안의 수위를 낮출 수 있겠는가' '잘 봐달라'는 사정조였다. 만나자고 한 것도 그쪽이었다." - <중앙선데이> 2월 1일자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 인터뷰 중 대북 정보독점 등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던 재임 중에는 '남북 관계를 고려해 대응하지 않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측은 그러나 4년여의 시간이 흘러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퇴임 후 남북관계'는 자신과 상관 없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그 당시 공개할 수 없었던 물증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밝힐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고 있는 그 당시와 다른 입장이 이상하다. '주장'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입증할 내용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왜 입장을 바꿨는가. <대통령의 시간>에서 이 전 대통령은 "(북한이 폭로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이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비밀회담 주역인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 역시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자기들이 한 행동을 (남측이 한 것처럼) 기술했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왜 이런 주장이 2011년 6월 1일(북한의 1차 폭로)과 6월 9일(2차 폭로)에 나오지 않았는지 의문이나, 뒷받침되는 내용은 없고 주장뿐인 내용을 4년이 지난 시점에 내놓는 것은 그 의도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세종시' 관련해서는 청와대에서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쇠고기 협상' 관련해서는 노무현 정부 측에서 '이면합의 없었다'면서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두 정부에서 협상에 나섰던 김종훈 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이면합의 주장은) 너무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남북 비밀접촉과 관련된 북한 측의 2011년 두 차례에 걸친 폭로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별 대응 없이 지나가다가 이제 와서 강하게 부인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낸 '대통령의 시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회고록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 세력뿐 아니라 보수언론에서 조차도 의구심을 노골적으로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선데이>는 2월 1일자 사설을 통해서 회고록을 지칭하며 '집단 창작'이라는 의견을 소개했다. 전직 대통령, 그것도 퇴임한 지 2년된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이 창작, 즉 소설 아니냐는 비판 의견을 소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