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겅가(갠지스 강)에 배를 띄운 사람들보통 삼삼오오 모이면 일인당 부담할 가격이 내려간다.
박설화
우연찮게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 새해를 맞았다. 한국 밖에서 맞는 새해는 늘 마음가짐이 다르다. 후회와 조바심이 주를 이루는 한국에서의 새해 마음가짐보다는 이들의 삶을 대하는 자세의 장점을 본받자는 생각과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주를 이룬다. 물론 비슷한 또래의 타인들이 사는 삶과 내 것의 차이에 의한 괴리감에서 완벽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를 떠나 있어 그런지 영향이 조금 덜한 것도 사실이다.
여행자 숙소들이 몰려 있는 거리에서 만난 타이완 아가씨 둘과 중국인 여행자 한 명과 어울려 겅가에 배를 띄웠다. 가트에서는 군중들 보란 듯이 신에게 드리는 제사 뿌자가 화려하게 한창이다. 그 와중에 겅가의 검은 물 위에 꽃으로 장식된 소원을 띄웠다.
일명 디아라고 하는 이 아름다운 꾸러미는 꽃들 사이에 초 하나가 박힌 모습인데 겅가 주위의 가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그렇게 디아는 각자의 소원을 담고 겅가를 떠다닌다. 이 또한 장관이다. 물 위에 떠있는 꽃들에 치장된 촛불을 보자면 그 아름다움과 정성에 어떤 신이라도 소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