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철우씨상점을 찾은 손님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철우씨
김예지
이철우씨는 올해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사업단이 '장인 상점'으로 선정할 만큼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다. '장인 상점'은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수십 년간 외길을 걸어온 풍물시장 내 장인들을 소비자와 손쉽게 연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시계 장인, 가죽 장인, 악기 장인 등 총 7명의 장인 중에서 '노트북 장인' 이철우씨는 유독 눈에 들어온다. 노트북 수리라고 하면 보통 기업 A/S 센터를 떠올리기 마련이라, '장인'이라는 표현이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고 노트북은 물론 새 노트북까지 척척 수리"글쎄 다들 그렇게 말하지요.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같은 영감들도 어떻게 나이를 드신 분이 이걸 하냐고, 도대체 이해를 못 하겠다고 그럽니다. 그렇게 쉬운 게 아닌데 어떻게 다 뜯어 고치느냐고요."'장인'에게 노트북을 수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하자 이런 물음이 익숙하다는 듯 답이 돌아온다. "하려고 노력하면 된다"는 모범생 같은 문장도 덧붙인다.
이철우씨는 노트북에 대해 정식으로 공부한 적이 없다. 틈틈이 인터넷으로 노트북 부품들을 익히고, 다양한 수리 방법을 공부했다. 필요할 때는 이쪽 분야를 먼저 공부한 전문가에게 묻기도 했다. 인터넷과 전문가가 알려주는 방법으로도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혼자 노트북 수리 방법을 연구했다. '하려고 노력하면 다 된다'는 그 마음가짐으로 하니 전문가도 몰랐던 새로운 수리 방법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새 노트북이나 중고 노트북이나 내용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요. 메인보드나 이런 것들, 작동하고 있는 구조가 거기서 거기예요. 그러니까 (계속 새로운 노트북이 나와도) 고칠 수 있는 겁니다."
매일 새로운 노트북을 마주하다 보니 이철우씨가 다룰 수 있는 노트북의 폭은 넓다. 이른바 '486 컴퓨터'라고 불리는 노트북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8 운영체제를 탑재한 최신형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책장 가득한 3600여 대의 노트북들은 그야말로 '부품 은행'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모두 비슷해 보이는 노트북일지라도, 제조사와 노트북의 성능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