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심방 도자기환경조형연구소 외부 곳곳에 전시된 1004마리의 도자기 새들.
김영숙
몇 년 전 고 대표는 지인들에게 인천아시안게임 전까지 도자기로 된 새 1004마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혼자 생각으로만 그치면 게을러지게 돼 포기할 것 같아서였다.
"청량산 아래에서 자유로운 새의 이미지와 땅과 초목, 생명의 모태가 되는 장소의 이미지로 작업을 시작했어요. 나약한 피조물인 제가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고요. 제가 세상을 뜨더라도 깨지기 전까지는 반영구적인 도자기니까 영원한 사랑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던 거죠."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인천아시안게임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송도국제신도시 등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청량산과 한국도자기, 한국야생화를 알리기 위해 고 대표는 민관이 힘을 모아 청량산 문화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이 무산되자 주변 예술인들의 재능기부와 최소한의 경비만으로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보름간 돌심방 주변에서 다양한 예술 공연을 열었다.
"야외갤러리와 뒷집 마당을 빌려 서양화, 서예, 도자기 등을 전시했어요. 난타, 재즈피아노, 색소폰, 오카리나, 요들송 등 다양한 음악행사를 하기도 했고요. 마을잔치를 하는 분위기였죠. 일부러 홍보는 않했는데 입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이 꾸준히 방문했어요. 외국인들도 왔는데 시종일관 '원더풀','퍼펙트'를 외치더라고요."돌심방이여, 영원하라!
처음 이곳을 개방했을 때는 분실사고가 많았다. 도자기는 물론 비싼 야생화까지 도둑맞아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주민들이 고 대표와 같은 마음으로 이곳을 지켜주고 있다. 돌심방 담장은 대나무로 엮었으며 대나무 위에 1004마리 새를 올려놓아 시민들에게 전시하고 있다.
"얼마 전에 새 한 마리가 떨어져 깨금발로 새를 세우려 했더니, 지역주민이 '거기 뭐하시는 거예요' 소리쳐 얼굴을 돌렸어요. 누가 집어가는 줄 알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참 고맙죠. 지금은 지역주민들이 이곳을 지켜줍니다."꽃 피는 봄에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고 대표가 말린 감 조각을 비닐에 싸서 맛있다고 '심심할 때 먹으라'고 줬다. 강사료 외에 별다른 수입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라 받는 손이 미안했다. 마음 따뜻한 이곳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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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joosimb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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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된 새 1004마리... "원더풀" 외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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