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는 옆으로 잎줄기가 자라므로 이랑 사이의 간격을 1m 이상 충분하게 줘야 잘 자란다
오창균
들깨농사에서 중요한 것은 일정한 재식거리(작물 간의 간격)를 맞춰주는 것이다. 너무 밀식(작물간의 간격이 너무 좁은 것)이 되면 광합성 다툼을 하느라 웃자라거나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병충해에도 약해질 수 있다. 작물간의 간격은 50~60cm를 유지해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이랑(작물의 심어진 높은 두둑과 낮은 고랑)과 이랑 사이의 간격에 1m 정도 여유를 줘야 여름철 다습한 기후에도 통풍이 잘되어 튼튼하게 잘 자란다.
9월 중순을 전후로, 꼬투리에서 눈꽃처럼 작고 하얀 꽃이 일제히 피기 시작하면 벌들이 부지런히 다녀간다. 몇 그루 안 되어도 도시의 옥상 텃밭까지 벌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벌이 많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들깨(참깨도 마찬가지)를 많이 심으면 벌의 개체 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벌을 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잎들깨는 씨앗이 목적이 아니라서 깻잎을 계속해서 수확해야 하지만, 들깨는 씨앗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깻잎을 솎아내야 할지 말지 헷갈린다. 그러나 목적이 분명하므로 깻잎을 따지 않는 것이 좋다. 들깨는 일조량에 따라서 생육과 수확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광합성을 하는 깻잎을 남겨두는 것이 맞다.
들깨의 수확 시기는 꽃이 지고 꼬투리가 점차 갈색으로 절반 이상 익으며,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할 때다. 이때는 깻잎의 광합성 작용이 약해지고 양분을 씨앗으로 보내야 하므로 깻잎을 솎아내듯 따주는 것이 좋다. 들깨의 잎은 장아찌를 담는 것으로 사용한다. 꼬투리가 다 익으면 깨가 쏟아지므로 늦지 않도록 수확해야 한다.
넓게 포장을 깔아놓고 깻단을 펼쳐서 말려주고, 며칠 사이로 뒤집어가면서 말린다. 도리깨나 작대기로 두들겨서 깨를 털어낸다. 두세 번에 걸쳐서 털어주면 남기지 않고 털어낼 수 있다.
그물처럼 구멍이 촘촘하게 뚫려 있는 '들깨망' 포장을 깔아놓고 털어내면 깨는 구멍 사이로 빠지고 꺼풀은 그물에 걸러져서 쉽게 깨를 분리할 수 있다. 들깨는 햇볕에 말린 후에 밀폐되는 용기에 담아서 보관해야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고소한 들깨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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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도 따고, 열매도 얻고... 버릴 게 없는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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