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롱 가게사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 바지를 입거나 사롱을 사서 입어야 한다.
노시경
사롱 가게가 많은 것은 신성한 브사키 사원에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고 입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브사키 사원과 관련된 사전 정보 중에는 모든 사람이 사롱을 입어야 출입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긴바지를 입고 아내도 긴 치마를 입고 갔는데 다행히 사원 입장료를 받는 곳에서 우리에게 사롱을 꼭 입어야 한다고 제지를 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관광객들에게 사롱을 사 입게 만들어서 사롱 가게들 수입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이제는 강제적으로 사롱을 사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브사키 사원 안에는 사원만 담당하는 안내 가이드가 있고 꼭 이 가이드의 안내만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이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여행정보는 항상 현지에서 확인해 보면 조금씩 다른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발리 친구 아롬의 설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브사키 사원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발리의 알라스 크다톤(Alas Kedaton)에서는 그 마을 가이드의 안내에 따를 수 밖에 없었는데, 아롬에게 물어 보니 발리 각 지역의 지역공동체에서 일괄적으로 정하는 현지 가이드 정책을 따른다고 한다.
아롬이 오늘 아침에 사롱을 허리에 두르고 힌두교도들이 머리에 감는 우등이라는 천을 착용하고 와서 약간 의아했는데 브사키 사원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힌두교인들의 성전인 브사키 사원에서는 가이드가 힌두교도 전통의상을 입고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힌두교인들이 사원 곳곳에서 참배를 하는데, 힌두교도 가이드들은 외국 관광객들이 이들을 방해하지 않는 조정자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 가이드들은 사원의 어디까지 접근 가능하고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관광객들에게 알려준다.
브사키 사원 쪽으로 걸어가니 사원 뒤쪽에 버티고 서 있는 아궁산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내가 서 있는 곳만 해도 아궁산의 1000m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사원이 높은 지대 위에 있어서 날씨가 덥지 않고 시원하여 쾌적하다. 워낙 높은 아궁산은 구름에 가려 전체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구름이 흘러갈 때마다 일부 모습들만 드문드문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