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참석자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란이 배설물을 보고 있다.
김종술
이성현씨는 "버섯이나 야생 당근, 갓 등 평소에 보지 못하는 식물들과 두더지, 고라니, 수달 등 동물들까지 살아가는 공간이 개발되어 편의시설로 만들어지고 고기나 구워 먹는 시설로 이용하게 된다면 우리랑 같이 살아가야 할 이들(야생동식물)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인간이 참 이기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캠핑하고 고기 구워 먹을 공간은 여기 말고도 참 많다, 지킬 것은 좀 지켜주면서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하씨 역시 "처음으로 이 섬에 들어왔는데 어릴 적 놀던 자연적인 환경과 비슷해서 그런지 포근하고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개발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 사람들이 쉴 공간은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활용도 하지 않으면서 이런 곳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입구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섬과 연결된 진입로를 없애고 예전처럼 밖에서 야생동물이 노니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선미씨는 "공주에 사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섬을 보면서 <호빗>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상상한다. 그런데 개발을 하게 되면 이 모든 게 다 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금 이대로 사람의 출입을 금지해서 보존했으면 한다. 앞으로 학부모들과 협력하여 이곳의 지킴이가 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상미씨는 "2010년에 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다녀간 기억이 있다. 그때는 원시림이 우거져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기억 때문이지 강변을 지날 때마다 다시 한 번 들어와 보는 게 소원이었다. 오늘 다시 와보니 손이 많이 타서 실망했다"며 "완전 개방도 아니고 아는 사람만 조금씩 다녀갈 뿐인데도 당시의 70~80% 정도 느낌 밖에 나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있는 많은 습지와 하중도가 다 준설로 사라지고 마지막 하나 남은 이곳은 훼손없이 보존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수질이 나빠지면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곳을 개발하면 수질악화가 가중될 것이다. 이곳은 금강의 마지막 보류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이곳을 지키지 못하면 공주는 생태의 '생'자도 꺼내지 못하는 도시로 변할 것이다. 이런 생각 자체만으로 안타깝고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정선원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등 망가진 금강을 보는 것도 가슴이 아픈데 4대강 사업 때도 지켰던 하중도를 관광오락지로 개발하겠다니... 이게 4대강 사업과 뭐가 다른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시민단체 회원들을 긴급하게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아 시청과 시의회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의사를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