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미사'를 주례하는 새 사제 지난 9일 사제 서품을 받은 대전교구 태평동성당 출신 오순욱 바오로 신부가 14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지요하
14일(수요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봉헌된 '304명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기억하는 미사'에 아내와 함께 참례했다. 광화문의 '세월호 미사'에 아내도 함께 참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304명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기억하는 미사'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 회관 대성당에서 시작됐다. 천주교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협의회에서 304일 동안 '세월호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는 공지가 있었다. 각 수도회 별로 매일 미사를 지내면서,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각 수도회 사제들과 교구 사제들이 함께 미사를 지내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미사'를 주례하는 새 사제들나는 지난해 12월 2일 저녁 프란치스코 회관 대성당에서 봉헌된 첫날 미사에는 참례했으나, 12월 내내 본당에서의 성탄 준비 관계로 서울에는 자주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엔 만사 제쳐두고 서울에 가서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미사에 참례하기로 작심하고, 지난 7일부터 실행했다. 그리고 14일에도 실행한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가 동행을 하게 된 것은 우선 겨울방학 덕이었다. 그리고 올해 연세 92세이신 모친의 이해 덕이었다. 아내는 진작부터 방학 동안에는 나와 함께 세월호 미사에 참례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며칠 전 그만 발목을 다쳤다. 백화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다가 바윗돌 아래로 발을 잘못 디뎌 접질린 탓이었다.
여러 날 한의원을 다니며 침을 맞고 치료를 받았는데도 온전치 않았다. 그래서 14일 세월호 미사 참례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러다가 14일 미사는 대전 교구의 새 신부들이 주례를 한다는 말을 듣자 무리가 되더라도 꼭 참례하겠다고 하더니, 발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기어코 따라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