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이 지난 5일 삭발하고 있다.
한만송
하지만 조합원 2만여 명이 있는 노조의 정종환 지부장은 지난 5일 '고용 위기 돌파와 공장 축소 음모 분쇄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삭발하고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결의대회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생산물량 축소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군산과 부평공장의 고용불안을 걱정하고 있다. 회사는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의 조립1공장에서 2월 초부터 말리부 후속 차량인 앱실론(E2SC)을 생산하기 위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노조는 조립2공장에서 생산하던 말리부의 후속 차량을 1공장에서 생산하면 점차적으로 2공장의 폐쇄가 불가피하고 결국 부평공장의 기능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앱실론을 조립1공장에서 생산하면, 조립2공장은 알페온과 캡티바만 생산해 그 기능이 상당히 축소된다. 특히 준대형 차량인 알페온의 경우 지난해 내수판매로 5013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생산·판매한 한국지엠 승용차 10만7649대의 4.6%에 불과하다. 캡티바의 경우 작년 한 해 9370대를 생산·판매했는데, 이는 한국지엠의 국내 RV 차량 3만9433대의 23.7% 수준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말리부 후속 차량을 조립2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의견이다. 노조는 조립1공장 말리부 후속 차량 생산 시설 공사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조립2공장에서 당연히 생산해야 할 말리부 후속 앱실론을 조립1공장에서 생산하면, 조립2공장은 점차 폐쇄가 불가피하고, 결국에는 18만대 생산 규모가 통째로 없어지고 부평공장은 30만대 생산시설로 축소돼 향후 고용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며 "이는 조합원 고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생산시설이 한 번 없어지면 회복할 수 없다는 불편한 진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출 물량 축소로 군산공장 고용불안... 노조 군산지회, 8대 요구안 전달부평공장보다 고용 인원은 적지만 고용불안감을 더 느끼는 곳은 군산공장이다. 한때 2800여 명이 근무했지만, 인원을 계속 줄여 지금은 1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가 주간 연속2교대제를 조만간 1교대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고용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엠은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크루즈 물량을 축소하고 쉐보레의 유럽시장철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한 직격탄을 군산공장이 맞은 것이다. 유럽시장에서 팔리는 쉐보레 차량의 90%를 한국지엠에서 생산해왔다.
군산공장엔 노조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군산공장 발전 전망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회사와 고용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 군산공장 차세대 주력차종인 2017년형 크루즈(D2LC)의 2016년 3/4 분기 조기 양산 확약 ▲ D2UC 차종 2017년 2/4분기 군산공장 양산 ▲ 군산 디젤엔진공장의 차세대 프로젝트 유치 ▲ 군산지역에 직영 정비사업소 운영 ▲ 잡다운(job down) 노사합의(2월 20일) 후속 조치로 신뢰감 회복을 위한 대안 마련 ▲ 2015∼2016년 공장 정상화 방안(단기적 물량 확보) 마련 ▲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공장 2교대 유지 ▲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구체적 대안 마련 등 여덟 가지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범로 노조 군산지회장은 "노조 요구안에 대해 회사는 전향적이고 파격적인 안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회사의 태도에 따라 군산공장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상과 투쟁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마크 부사장은 "앞으로 D2LC 승인을 이끌어내 미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 요구안을 검토해 회사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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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내수 최대 실적인데 노조는 왜 삭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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