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어크로스
이러한 시대에 주목한 만한 책이 한 권 눈에 띄었다. 까만색 표지의 제목은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형이다. 영문 부제로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이다. 디지털 문화와 현상을 살펴보고 서비스 이용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특히 프라이버시 측면에서의 다양한 현상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편리함에 따른 불편함이 무엇이며, 서비스 이용자로서 각자가 어떻게 이러한 시대를 해석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자신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프라이버시 권리와 정보사회의 속성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프라이버시 권리가 있는지조차 생각지 않고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이들도 많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법은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의 이익까지 보호해주지 않는다." - 328페이지많은 서비스 가운데 구글(Google)은 논쟁의 중심에 있다. 구글은 '인터넷 국가'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적용해나가고 있다. 이들 정보들을 기반으로 구글은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갈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의 법과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적잖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하지만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 글라스'는 긴급한 상황에서 필요한 장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거리를 오고 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기록할 수 있다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렇다면 이러한 서비스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페이스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아요' 버튼은 어떤가. 이 서비스로 이용자의 성격이나 행동 형태를 추적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올려둔 사진은 태그를 통해 이름을 인식하고 얼굴을 알아볼 수 있기까지 하다. 내가 원치 않지만 누군가 내 사진을 올릴 수 있다.
검색 하나로 살아갈 수 있는 무서운 세상이지만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모두 다 쓰고 있고 이용하며, 의지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가능할까. 서비스 제공자의 의도에 따라 우리 삶이 조정당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서비스를 계속 쓸 수 있을까.
이런 논란의 중심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정보를 기꺼이 노출하고 살아간다. 이러한 시점에서 좀 더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또한 우리는 잃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지점에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 초기에는 제공자조차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과 사회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문제로 번지면서 드러나고 있다. 현실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막을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의 활성화는 우리 삶의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제조업이 가져다준 이익의 몇 십 배를 사이버 상에서 가져올 수 있기에 기업들은 오늘도 이러한 서비스 개발에 전력투구한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본모습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지켜나갈 수 있는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서비스 이용자로서의 모습을 지켜가자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들이 소개될 것이다. 그것은 모두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됨으로해서 우리는 '감시 카메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 산업은 또 어떤가. 한 마디로 이 산업분야는 신용카드, 인터넷 접속 기록, 고속도로 진출입 등 고객의 구매정보와 활동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개발이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건가. 문제는 없는 건가. 뭐가 문제인지 조차 인식하기 어려운 시대인가. 기술이 인간의 손을 떠나 스스로 움직이고 인간 삶을 지배하는 그런 세상이 되어가는 즈음, 우리는 마냥 행복해할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 이용자 스스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보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기술이 중립성을 고민하는 기술철학에서는 기술의 편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살인자는 총이 아니라 총을 쏜 사람이지만 사실 총 자체가 생명을 죽이는 쪽으로 편향된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에 대해 그 기술적 특성, 즉 편향성을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어리석게 만드는가를 따지기에 앞서 인터넷은 그 기능과 구조상 어떠한 편향성을 갖고 있느냐를 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 211페이지지난 2014년에 설립된, '사람과디지털 연구소'의 소장으로 있는 저자가 취재활동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독자들에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 디지털 리터러시를 다시금 생각케 한다.
소통이 중요한 시대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이러한 소통의 요청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기구로 등장했다. 그렇게 너도 나도 소통하자고 사진을 올리고 글을 올리고하지만, 제대로 우리는 소통하고 있는 걸까 다시 묻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기술'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경계에 서 있는 서비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다.
스마트 휴대폰 시대,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치의 오차가 생기지 않도록 뇌를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휴식'은 아닐지, 올해는 조금씩 쉬는 시간을 더 확보해가자.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 셀카 본능에서 잊혀질 권리까지, 삶의 격을 높이는 디지털 문법의 모든 것
구본권 지음,
어크로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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