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유자나플라자 근처 술집에서미얀마비어는 미얀마 여행 내내 친구가 되어 주었다.
전병호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술 맛을 가리지는 않는다. 솔직히 약간 쌉쌀하다거나 조금 차이는 느끼지만 그것으로 술 맛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수준은 되지 못한다. 포도주 같은 경우 평소 잘 마시진 않지만 가끔 좋은 포도주라고 해서 마셔보면 그 포도주가 그 포도주 같다. 물론 레드와 화이트 맛 정도는 구분할 줄 알지만 말이다.
맥주 맛도 마찬가지다. 맥주의 맛은 살아 있는 효모라느니, 물이 좋아야 한다느니 하는 의미의 맛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미맹은 아니다. 미세한 차이는 있으나 굳이 그것으로 술 맛을 평가하여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술이면 다 좋다'라는 주의자다.
현지가이드는 미얀마 비어의 진짜 맛을 보려면 병맥주보다 생맥주를 마셔보라며 권했다. 어딜 가던 주종을 안 가리는 스타일이지만 마셔보니 둘 다 맛이 좋았고, 꼭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생맥주가 약간 더 강한 맥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미얀마 비어는 우리나라 맥주보다 맥아를 더 많이 넣어 만들기 때문에 훨씬 진한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단다.
그런데 도대체 술을 얼마를 마셔야 술 맛을 알게 되는 것일까? 아직까지 술 맛을 모르니 더 마셔야 한다는 얘기인데 나이가 들수록 주량은 점점 약해지는 것 같은데 큰일이다. 하루라도 젊을 때 더 마셔두어야겠다. 나는 '술맛'을 잘 몰라도 '술멋'은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력 30여 년의 술꾼으로 맥주 맛의 기준을 말하자면 맥주 맛은 맥아나 물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시는 장소와 마시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로 미얀마 비어의 참 맛은 와끌래타잉(미얀마 대나무 의자. 땅예친 미얀마 연재 6)에 누워 미얀마 밤의 별 바다를 보며 마실 때 느낄 수 있다. 물론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라면 그 맛은 두 배가 된다.
"그래서 미얀마 비어 맛이 어떻냐구요?"
"아! 미얀마 비어 맛 정말 좋은데. 미얀마 비어 정말 맛있는데. 한 마디로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네."
▲미얀마비어 생맥주미얀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얀마비어가 있다.
전병호
알아두면 좋은 정보: 미얀마 전통술 탕어옛(htan ayet) |
미얀마에는 미얀마비어 외에 '탕어옛(htan ayet)'이라는 전통술이 있다. 이 술은 사탕야자 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술이다. 높이가 20m도 넘는 엄청난 높이의 사탕야자나무 꼭대기에서 채취한 수액을 탕예(htan ye)라 부르는데 이 물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이다. 탕예는 당도가 높아 우리나라 조청 만들듯이 끓여서 졸이면 갈색의 설탕(사탕)이 된다. 미얀마 재래시장에 가면 쌀아 놓고 파는 갈색의 사탕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미얀마어 선생님은 이 사탕야자나무를 신비의 나무라고 소개해 주었다. 이유는 이 사탕야자 수액은 3번의 변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 6시간 동안은 '정글 주스'라는 이름의 음료수가 된다. 탕예는 6시간이 넘으면 자연발효 되는데 찹쌀가루를 섞어 발효를 촉진 시키면 우리나라 막걸리와 같은 술이 된다.
우베인다리 중간에서 이 술을 맛볼 수 있었는데 막걸리보다는 약간 독했고 맛은 시큼하고 달착지근한 것이 마실 만 했다. 이 술을 다시 증류하여 만든 술이 바로 탕어옛(htan ayet)이다. 미얀마를 다니다 보면 노점이나 시장에서 야자 잎이나 바나나 잎으로 싼 전통술을 파는데 바로 이 술이다. 알코올 도수 35~40%로 우리나라 안동소주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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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병 시켰는데 5병 더... 세계 최고의 맥주 미얀마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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