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에 대한 배려는 나도 배려 받는 것이다
오창균
"손님이 왕이 되면 대접을 못 받아. 주인이 왕이 되어야 찾아온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는 거야."
손님을 왕처럼 대접하면 안 된다니,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 되었다. 2년 전에 식당을 개업한 동생의 말이다. 축하하러 처음으로 식당을 방문했을 때 전체 크기에 비해 식탁이 매우 적어 보였다.
식탁 사이에 식탁 하나가 더 들어갈 만큼 빈 공간을 비워둔 것도 의아했지만, 곳곳에 붙어있는 팻말의 문구도 이상했다. 손님들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니 동생의 대답이 이렇다. 팻말에 적힌 문구는 다음과 같다.
'다른 분의 식사를 위해 조용한 담소 부탁합니다' 동생은, 주인으로서 손님에게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그렇게 따라줘야만 모든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럴 듯 했다. 그러면서 손님의 태도는 주인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외식업계에서 일한 20년의 경험에서 얻은 것이라고 했다. 식탁도 넓은 것으로 놓고, 충분히 여유공간을 둔 것도 손님에 대한 배려다.
주인말 듣지 않는 손님은 돈을 안받는다 그렇다면 주인의 부탁에 따르지 않는 진상(?) 손님은 어떻게 할까?
"주방까지 또렷하게 말소리가 들릴 정도면 다른 손님들이 불편할 정도야. 한두 번은 정중하게 부탁을 하지. 그래도 안 되겠다 싶으면 식당의 운영방침이라면서 돈을 받지 않고 내보내. 그런 경우는 처음 개업하고 얼마 있다가 딱 한 번 있었는데, 식사비가 10만 원쯤 되었을 거야."
손님이 좀 시끄럽게 했다고 주인이 맘대로 내보낸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두 말 않고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의 발길을 끊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