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지금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다.
남소연
연 전 사령관은 대응작전결과 보고서 초안이나 최종본의 문맥, 오탈자, 자구 등까지 수정할 정도로 보고서를 꼼꼼하게 검토했다. 심지어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에 쥐고 있던 레이저 포인트를 집어 던지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는 그가 '대응작전결과 보고서'에 얼마나 집착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관련기사:
"정치댓글 작성 대가로 월 25만 원 지급 인터넷에 비밀카페 차리고 사이버전").
연 전 사령관도 대응작전결과 보고서를 검토한 사실만은 인정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경 530단 상황실에서 야간에 종합된 댓글 수치가 포함된 대응작전결과를 보고받으면서 문맥, 오탈자, 자구 수정 등 대응작전결과 보고서 최종본을 점검한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구체적인 댓글 내용을 보고받거나 530단 부대원들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해 지지나 비판의 글을 게재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연 전 사령관이 문맥, 오탈자, 자구 등을 수정하고, 보고서 작성 전담팀까지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레이저 포인트를 집어 던질 정도로 대응작전결과 보고서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윗선'에 보고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지휘체계상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윗선은 국방부 장관이다. 530단장→국군사이버사령관→국방부 장관의 지휘체계다. 530단장이 대북 심리전을 지휘하고, 국군사이버사령관이 이를 감독하며, 국방부 장관은 국군사이버사령관으로부터 사이버전 결과를 보고받는다.
연 전 사령관이 재직하고 있던 당시 국방부 장관은 김관진(육사 28기) 현 청와대 안보실장이다. 김관진 실장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반 동안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육사 후배인 연 전 사령관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국군사이버사령관과 국방부 장관 재임기간이 겹치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같이 근무했다는 점 등을 헤아린다면 김 실장과 연 전 사령관의 연관성을 지나칠 수 없다. 하지만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 11월 김 실장을 조사하지 않고 국군사이버사령부 정치댓글 사건 수사를 마무리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국방부 장관이 사이버사령관으로부터 받는 보고는 일일 사이버동향보고와 대남사이버 심리전 대응작전 결과보고다"라며 "심리전 대응작전 결과보고와 관련해선 이미 시행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같은 국방정책 홍보작전 등에 대한 결과만 보고, 정치 댓글은 장관보고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공조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