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럭분교 정경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폐교의 위기를 벗어났다. 몇 년 전 모기업의 후원으로 꽃단장하였다. 강렬한 색상이 눈길을 잡지만 무엇보다 더럭이라는 옛 이름을 달고 있는 학교가 폐교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더욱 애틋하게 한다
김정봉
더럭분교는 1946년 하가국민학교로 출발하였다. 제주 4·3은 육지의 한국전쟁처럼 많은 것을 앗아갔다. 하가국민학교도 이때 건물이 전소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 뒤, 1954년 더럭국민학교로 새출발했다. 교명이 하가와 상가를 아우르는 더럭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띈다. 원래 같은 마을이었던 상가리(웃더럭)와 함께 하려는 것이다. 학생 수 감소로 1996년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으로 변경됐다.
몇 년 전 폐교의 위기를 맞다가 도(道) 지원 아랫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폐교의 위기를 벗어났다. 공동주택을 지어 외지인에게 임대해 주는 공동주택건립사업을 벌인 것이다. 물론 자녀가 더럭분교에 입학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1차 사업 성공에 이어 2차 공동주택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모기업의 후원으로 알록달록 꽃단장하여 애월의 명소가 되었다. 강렬한 색상이 눈길을 붙잡지만 그 보다 더럭이라는 옛 이름을 달고 있어 곰살궂어 보인다.
밭담은 구좌 하도리, 집담은 애월 하가리밭담을 보려면 구좌읍 하도리로 가고, 집담을 보려면 하가리로 가라했다. 제주 어딘들 돌담이 없으련만, 하가리 돌담은 돌담 중에 으뜸이다. 벌레 먹은 듯 구멍이 숭숭 나고 박박 얽은 곰보마냥 울퉁불퉁 검은 돌을 하나둘 모아 밭담을 만들고 집담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