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의 해법 일환으로 마련한 중규직 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토론패널들.
배기성
따라서 김 소장은 고용의 안정성에 집착하기 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아이폰 같은 혁신 제품이 하나 등장하면 수 십개 업종가 사양화되는 구조에서 평생고용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패널들은 이런 김 소장의 주장이 기업 측에 편향됐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먼저 이지영 정책연구실장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리해고제의 허용과 근로자 파견법 제정 그리고 그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먼저 들었다.
또한, 한국의 산업구조자체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한 노동시장규모의 변화와, 제조업 속에서도 공정자동화, 사무자동화 등으로 인한 기술의 변화를 추가했으며, 국가주도형 경제발전중심정책에서 시장 자율에 맡기는 변화움직임 속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 노동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5.1년, OECD의 평균은 10년으로, 한국 노동자의 고용이 경직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또한 한국은 임금 노동자의 노동 조합 비율 자체가 상당히 낮고, 노동 조합이 없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므로, 강성 노조 때문에 노동시장이 경직된다는 분석 자체가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단선적이라는 주장이다. 또 대기업의 고질적인 하청 및 단가 후려치기 등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정부가 주장한 중규직이 도입될 경우,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기존의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마저 불안정한 형태로 고착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MBN 윤범기 기자는 일단 김 소장의 중규직론에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시행되려면 다음의 세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기업금융이 제대로 살아날 수 있도록 소수 은행의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려야 하며, 두번째로 중규직들이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국가에서 나오는 실업급여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노동자들의 이직이 자유롭도록 한국의 각 산업부분을 1∼2개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현상(블랙오션 현상)을 타개하고 경쟁체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는 오는 10일 새해 첫 독서모임 '경연'의 일환으로 최근 인문사회 분야 베스트셀러인 <회장님의 글쓰기>를 펴낸 강원국 저자를 초청해 신촌 미플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