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팽팽하지 않게, 그렇다고 느슨하지 않게 붙여야 해." 정일선 할아버지의 설명이다.
이돈삼
서중마을의 재래식 김 만들기 작업은 새벽 6시부터 시작된다. 미리 뜯어서 씻어 놓은 물김을 김발에 올린다. 물김이 머금은 물기가 빠지면 건조대에 널어 햇볕과 바람에 말린다. 말리는 시간은 8시간 정도. 오후 2〜3시쯤 돼서 김을 뜯는다. 모두 손으로만 하는 지난한 일이다.
오전 11시가 넘자 넓게만 보이던 건조장이 김 발장으로 바뀌었다. 오늘같이 햇볕과 바람이 좋은 날엔 4시간 정도만 말려도 거뜬하다.
따닥- 따닥- 딱딱-. 서중마을 앞 바다에 떠있는 가막섬의 절경에 취해 있을 때였다. 가막섬은 상록수로 우거진 섬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작고 가늘던 소리가 이내 굵어진다. 소나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김이 말라가는 소립니다. 물기가 빠지면서 바삭바삭 말라가는 거예요. 저 소리가 잠잠해지면 김이 거의 다 말라간다는 얘기고요. 소리가 그치면 김이 다 말랐다는 뜻입니다."서중마을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남원씨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