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담배값 인상이 가시화 된 후 한 대형마트의 담배진열장 ⓒ 추광규 기자
추광규
담배엔 나쁜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론 장점 또한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슴 속 깊은 고뇌를 털어내는 데에는 담배 한 개비가 그 어떤 비싼 약보다 좋기 때문입니다.
담배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만 등소평 주석과 처칠 수상은 애연가로 이름을 날리고도 90세를 넘겼습니다. 그 세대 분들로서는 상당히 장수를 한 것이지요.
저는 10여년 전 여수의 한 작은 섬을 방문했을 때, 100세가 다 되신 할머니께서 식사를 마치고 맛나게 담배를 태우시는 모습을 본 적도 있습니다.
당시 연세가 98세라고 했는데 정신도 초롱초롱 하시고 당신 혼자서 밭을 일구시는 등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담배가 만병의 근원은 아닐 것이라며 제 나름의 '흡연의 변명거리'로 삼기도 했습니다.
사회가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록 건강을 우선시하게 되는데, 금연은 그런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0년 동안 극복 못한 '금연 작심삼일'... 이번엔 달랐다제가 본격적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인 1984년 육군훈련소 때부터 입니다. 육체적인 한계를 느낄 정도로 힘들었던 훈련 시간 중간 중간 조교들의 '담배 1발 장전'의 외침은 '발사'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애연가로서의 제 삶이 시작됐습니다. 30년이 넘는 동안 몇 차례나 담배를 끊어 보려 했습니다. 금연 보조제를 동원했음에도 작심삼일을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제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가장 길었던 것이 한 일주일이나 될까요?
본격적으로 애연가의 길로 접어든 뒤엔 흡연량이 하루 두 갑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담배를 끼고 살다보니 건강상의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사회생활 하는 데 불편한 점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먼저 거의 20~30분마다 담배를 피우다 보니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담배 생각에 안달을 하는 것입니다. 또 회의가 길어지다 보면 회의 의제는 저만치 사라져 버리고 오로지 언제쯤 끝내고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불편한 게 하나 둘이 아닌 게지요. 이런 저런 상황이 겹치다 보니 2년 전인 2013년 1월 1일 새해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답니다. 금연이 힘들다면 담배를 줄이는 '절연'이라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단시간에 확 줄이지는 못하니까 장기적으로 시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절연을 결심할 당시 하루 두 갑을 피웠으니 숫자로 따지면 40개비입니다. 하루 목표를 서른다섯 개비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따지니까 20~30분마다 한 개비에서 대략 40분마다 한 개비로 흡연 간격이 늘어났습니다.
처음 시작한 절연의 시간은 4개월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4개월 만인 2013년 5월에 들어선 후에는 서른 개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흡연경력 30여 년만에 처음으로 담배를 줄이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어 4개월이 지난 다음에는 스물 다섯개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흡연 습관이 굳어진 후 지난해 1월 1일을 시작할 때에는 스무개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5월부터는 열다섯 개비로 그리고 지난 10월부터는 열 개비로 줄인 상황입니다. 2년 동안 흡연량을 1/4로 줄인 것입니다.
매일 두 갑씩 피우다, 흡연량 4분의 1로 줄인 '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