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2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그룹 사옥 강당.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준비된 원고를 보지 않고 신년사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서울 강남 한전부지 인수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한전 부지에 105층짜리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그룹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105층 현대차그룹 사옥 건립' 발언은 당초 신년사 원고에는 없는 부분이었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원고에는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신사옥은 대한민국 경제와 문화를 대표하는 복합 비즈니스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돼 있었다.
현대차도 그동안 한전부지에 초고층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만 해왔을 뿐 구체적인 층수는 밝히지 않았는데 정 회장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그의 말대로 105층짜리 건물이 들어설 경우, 현재 건설중인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와 함께 서울 강남에만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이 2개나 들어서게 된다.
정 회장은 또 이날 현대차그룹의 올해 자동차 생산과 판매 목표도 820만 대로 내놓았다. 그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생산, 판매체계의 효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능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우수인력 채용과 산학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최근 독일의 자동차회사인 베엠베(BMW)의 수석엔지니어를 영입해, 고성능 자동차 개발에 나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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