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스크린 아래에 공간을 마련하여 신디사이저 두 대를 설치했다. 유상욱 대표가 영화 상영 전 주제곡을 연주한다.
김영숙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유서 깊은 '캐스트로'극장이 있다. 이 극장은 저녁에만 운영하는데 미국 전역에서 관객들이 모여든다. 영화를 상영하기 전, 한 노인이 파이프오르간으로 주제곡을 연주하는데, 이 행복에 빠지는 관객이 많다. 유 대표는 언젠가는 한국에서 이런 극장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은 2층짜리 건물이다. 스크린 앞에 좌석 35개가 있고, 1·2층 곳곳에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좌석도 있다. 극장 스크린 아래에 신디사이저 두 대가 있다.
"영화 상영을 시작하기 전, 주제곡을 연주하고 영화를 설명해요. 연주도 좋아하고, 해설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좋아하시죠."연중 365일 문을 여는 이 극장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영화 상영은 오후 12시 30분, 3시, 6시, 하루 세 번 한다. 단, 일·월·화요일은 오후 6시 상영을 하지 않는다. 상영 영화는 대부분 유 대표가 선정한다. 전문적이고 마니아적인 영화보다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이곳에서 흥행 1·2위를 다투는 영화는 '그레이트 왈츠(1938. 미국)'와 '보리수(1956. 독일)'이다.
"주말에는 거의 매진이에요. 좌석이 적다 보니 계단에 보조의자를 두고 앉을 때도 많죠. 관객 수가 한 달 평균 1500명에서 1800명 정도 됩니다."여기를 찾는 이들의 반응이 좋은 것은, 좋은 영화뿐만 아니라 관람료 2000원에 차와 국수 등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데도 1만 원 정도면 되는 덕분이다. 오히려 관객들이 관람료를 올리라고 하지만, '멀리까지 찾아오는데 1만 원에 충분히 즐기고 가시라'는 주인장의 배려가 담겨있다.
유 대표는 예술극장 옆에 2관을 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하에는 1관과 같은 형태의 극장을 만들어 제3세계 작가주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1층에는 커피숍, 2층에는 작가들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극장 근처에 '배우 박물관'을 세우기 위해 부지를 확보해 뒀다. 배우 조은숙과 공동 투자해 영화작업을 위한 공간을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 이곳을 장기적으로 영화의 거리로 만들 거란다.
"강화는 오후 7시가 넘으면 인적이 드문 섬이 됩니다. 특히 겨울에는 인적이 더욱 드물죠. 펜션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아요. 강화 인근에는 일산·김포한강·청라·송도 등 신도시 4개가 형성돼 인프라가 풍부해요.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처럼 연중 365일 언제 오더라도 환한 불이 밝혀져 있는 문화의 거리로 만들고 싶어요.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거리가 되겠죠."아침 출근길이 흥분되는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