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구미 동락공원에서 목격한 물고기 떼죽음 사태
정수근
그렇다면 보는 안전한가? 아니다. 강물이 줄줄 샌다. 아직도 그렇다. 수문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012년 여름 합천보는 우안에서 첫 번째 수문이 열리지 않아 그 상류 구조물이 강한 물살에 휘어진 모습이 그대로 공개됐다. 폭우가 내릴 때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 일대는 물폭탄이 터지는 것이다. 강을 더 위험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4대강 사업은 명백히 실패한 사업이다. 지난 23일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조사 결과 발표에서 4대강 사업이 일부 성과가 있다고 했으나, 이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이 같은 발표는 4대강 사업의 심각한 하자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사평가위원들의 조사 결과처럼 유지 보수나 하면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강이 죽고, 그 안에 사는 생명들이 죽고, 결국 인간마저 죽음의 행렬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강의 자연성을 되찾아 줘야 한다. 강물을 다시 흘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수문을 열거나 보를 순차적으로 해체해야만 하는 이유다.
4대강 보를 해체해야만 하는 이유22조 2천억을 들여 만든 저 4대강 보를 아무 성과도 없이 어떻게 없애냐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로 두면 강물이 썩고, 강이 죽고, 강의 생명들이 죽고 결국은 인간마저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것은 생명의 강을 되찾는 일이다. 어찌 보면 4대강 사업은 우리에게 강을 되찾게 해준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아니 그래야 한다. 실제로 필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4대강 사업 때문에 강을 다시 찾게 됐다. 그동안 필자는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강과 완전히 유리된 채 살아왔다.
그러데 4대강 사업이라는 이 말도 안 되는 사업이 사람들을 강으로 불러 모았다. 이 미친 사업을 막아야 했기에, 그 현장을 알아야 했던 것이고, 그래서 강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업적이라면 업적이겠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삶과 세상은 기적으로 가득 차 있고, 생명 그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얽혀 있는 생명 그물이 끊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꿀벌이라는 한 종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식량 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인류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종 다양성은 중요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