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산 도리사로 가는 일주문일주문에는 '해동최초가람성지 태조산 도리사’란 글귀가 써있다.
김도형
지난 26일 구미시 해평면에 위치한 냉산을 올랐다. 냉산에는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아도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도리사가 있고, 냉산은 일명 태조산이라고도 불리우기도 한다. 이는 고려 태조 왕건이 산성을 쌓고 후백제 견훤과 전투를 벌인데서 유래됐단다.
구미시 해평면과 도개면 그리고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군 소보면에 걸쳐있는 이곳 냉산에는 도리사를 비롯해 고려 태조가 견훤을 정벌하기 위해 축성한 숭신산성과 아도화상이 마지막 생애를 마감한 금수굴과 같은 명승지가 있다.
도리사는 총각시절부터 이따금 찾던 곳이어서 친숙한 곳이다. 마음이 심란할 때면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올라가야 되는 도리사를 찾았고, 경사가 보통이 아닌 만큼 매번 자동차의 엔진이 과열될 정도로 불안불안하게 오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적도 있었다.
간신히 올라간 도리사 바로 밑의 주차장에 차를 두고 또다시 가파른 길을 걸어 오르다 보면 냉산의 정상 아래에 지어진 도리사의 멋진 광경이 속세에서 벗어난 느낌을 가지게 해주곤 해 힘겹게 올랐던 긴장감을 달래줬던 추억이 매번 있다.
워낙 명당 자리여서 그런지 찬 겨울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온몸을 포근히 감싸주며 마음속에 꼬여있던 불편한 마음의 실타래를 한올한올 풀어 주는 평온한 곳이라 생각이 든다.
도리사는 자주 찾았지만 냉산을 오르기는 처음인 날이었다. 냉산을 오른 이유는 아도화상이 입적했다는 금수굴을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매년 아도의 재일이 되면 금수굴에서 빛이 난다는 사실을 들었는지라 그곳에 가면 신비로운 기운이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고 문득 도리사의 냉산을 오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냉산에 오르기 전 금년에 지인의 작품 사진을 통해 알게된 서대로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서대에서는 저멀리 금오산이 바라보이며 낙동강 줄기와 주변의 넓디 넓은 곡창지대가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구름이 없는 화창한 날이었지만 멀리보이는 금오산은 다소 뿌연 연무에 가려 선명치가 않았다. 시야가 트인날 서대에 서면 수려한 광경이 펼쳐질 훌륭한 장소임이 틀림없음을 재차 확인하고 1km 떨어진 냉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