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날 아이를 업은 엄마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아저씨도 왔다. 누가 주인인지 누가 손님인지 모를 분위기가 화기애애 하다. 마을 잔치 같았다.
송상호
오픈식 하는 한쪽에선 물건 사고팔고. 이 무슨 풍경? 아침 일찍부터 바깥에서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천막을 친다. 먹을거리 시식코너다. 눈이 내려 길이 엉망이고, 지나가는 버스가 바람을 일으켜 천막이 흔들리는 악조건에서도 사람들은 마냥 웃으며 천막을 친다.
매장 안에서는 곧 들이닥칠 손님을 맞이하려고 분주하다. 떡을 준비하고, 돼지머리를 준비한다. 오늘 하루 매출을 생각하며, 물건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한쪽에선 물건을 고르고, 한쪽에선 물건을 사고, 한쪽에선 물건을 판다. 순식간에 안성시장통이 되어버린다.
이때, 마이크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부터 공도점 오픈식을 시작하겠으니 모두 집중해주세요".
정운길씨(안성두레생협 사무국장)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사람들이 한 순간에 집중할 리 만무하다.
한쪽에선 오픈식이 진행되지만, 한쪽에선 그러거나 말거나 물건을 고르고 있다. 안성두레생협 김영향 이사장의 인사말과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져도, '오픈식 하는 사람 따로, 물건 사는 사람 따로'의 풍경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