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기자와 이수지 기자의 남편 더스틴 “돈이 똑 하고 다 떨어져 버리기 전에 다시 한 번 떠나려고요.”
이수지
"뮤지션이 되고 싶으면 음악을 시작하면 된다. 무엇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는 건 아니었다. 나는 단지,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떠나기로 했다. 이렇게 결심을 하자 떠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가볍기 때문이었다."('걱정병' 달고 살던 나, 이번엔 쿨하게 떠났다)
"20대의 긴 방황을 통과했지만, 방황의 끝에서 더 긴 방황을 마주한 30대 초반의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수지 기자. 이수지 기자는 올해 <오마이뉴스>에 미국인 남편 더스틴과 함께한 여행기를 연재했다(
'어느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인도, 네팔,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땀에 젖은 티셔츠를 입고, 때론 모기에 물려 퉁퉁 부은 발로 낯선 땅을 밟아온 기록이다.
고민만 하다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삶이 아까워 아무런 고민 없이 떠난 여행의 기록은 이수지 기자 자신처럼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다. 그렇다고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행할 때의 경험은 순간의 감정들이죠. 그 순간에 맡은 냄새, 소리, 눈앞의 풍경, 몸 상태. 육체의 감각이 빨아들이는 경험. 한참이 지나고 나서 순간을 떠올리며 글을 쓸 땐, 제 안에 잠자코 숨어 있던 그때의 감정들이 발효된 간장처럼 흘러나와요. 그때의 경험과 같은 것이지만 조금 다른 질감이에요."아직 '숙성' 중인 여행 이야기가 한 보따리 남아 있다는 이수지 기자. 국토종단 중이라는 <오마이뉴스> 프로필 글귀가 눈에 들어와 물어보니 철원과 부산, 일본을 거쳐 잠시 전남 부모님 집에 머물러 있단다.
"돈이 이제 다 떨어져 가는데, 정말 똑 하고 다 떨어져버리기 전에 다시 한 번 떠나려고요." 자신에겐 '선생' 같은 <오마이뉴스>로부터 2월22일상을 받는 것이 "감개무량하다"는 이수지 기자는 여행기 연재를 마치면 사람 이야기나 인터뷰 기사, 리뷰 등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여행기를 쓰면서도 틈틈이 진솔한 사는이야기를 전달한 이수지 기자라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다.
"제가 쓴 글에 타인이 공감한다는 건, 가슴 떨리고 위대한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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