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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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세계사 교과서에도 비교적 자세히 소개되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아래 '무스타파'). 그는 1923년에 수립된 터키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다. 정확히 말하면, 1대·2대·3대·4대 대통령이다. 그는 서양의 침략을 방어하고 터키의 근대화를 이끌었다는 찬사도 받았지만, 동시에 공안정국으로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아버지는 일찍 죽고 어머니는 재혼해서 나간 탓에, 무스타파는 부모의 간섭이 거의 없는 친척 집에서 성장했다. 이 때문에 그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성장해갔다. 그는 항상 자기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지 자기가 직접 최종 결정을 내려야만 직성이 풀렸다. 이런 성격 덕분에 적지 않은 업적을 남긴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은 전제주의라면 모를까 공화주의 국가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군인 출신 대통령인 무스타파가 독재자가 될 기미는 취임 3년차인 1925년에 매우 명확하게 드러났다. 1925년 6월, 그는 재판소를 앞세워 야당인 진보공화당을 해산시켰다. 창당 7개월밖에 안 된 터키 최초의 야당은 제대로 활동도 못 해보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무스타파와 여당인 인민공화당이 진보공화당을 해산시킨 최대 명분은 이들이 내란죄에 연루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억지에 가까웠다는 점이 금방 드러난다. 또 무스타파가 무슨 동기에서 진보공화당을 해산시켰는지도 금방 드러난다.
해산 결정이 있기 4개월 전인 1925년 2월, 터키 동부에서는 쿠르드족이 반란을 일으켰다. 쿠르드족은 터키·이라크·이란에 걸쳐서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이다. 약 2500만 명이나 되는 쿠르드족을 소수민족이라 부르는 것은 좀 어색하지만, 이들이 세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고 또 어느 나라에서도 최대 민족이 아니므로 소수민족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쿠르드족이 세 나라에 걸쳐서 살게 된 것은, 이들의 삶의 터전인 쿠르디스탄이란 산악 지대가 3개국에 의해 분할 점령되어 있기 때문이다. 2500만 명이 되는 민족이 국가를 갖지 못한 채 인접한 세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으니, 쿠르드족 문제는 중동 지방의 또 다른 화약고다. 독립을 향한 쿠르드족의 힘이 결집되는 순간, 중동의 정치지형은 핵폭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쿠르드족 문제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전의 유대인 문제보다 훨씬 더 중차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쿠르드족 반란 직후 '정치집단 해산법'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