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표정의 통합진보당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판결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고, 박근혜 정권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성호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선고 후 이정희 당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 김재연·이상규 의원 등 진보당 지도부는 침통한 얼굴로 헌재 입구까지 걸어 나왔다. 검은색 코트를 입고, 진보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보라색 머플러를 두른 이 대표의 코끝은 빨갰다.
이정희 대표 "헌법재판소, 허구와 상상 동원해 전체주의적 판결"
19일 오전 10시 50분께 기자들 앞에 선 이 대표는 예상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의 첫마디는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였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다"고 말한 뒤, 헌재를 향해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헌법재판소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해 전체주의적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 이후 자주, 민주, 평등, 평화, 통일의 강령도 노동자, 농민, 민중의 정치도 금지되고 말았다"며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죄를 저에게 물어 달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한 열망은 짓누를수록 더욱 넓게 퍼져나간다는 역사의 법칙을 기억해달라"며 "반드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나라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내내 차분했던 그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힘이 들어갔다.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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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약 10분 동안의 짧은 회견을 마친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차를 타고 약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리고 있던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규탄대회 장소로 이동했다.
이에 앞서 통합진보당해산심판청구 사건 소송 대리인단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A4 두 장짜리 입장문을 통해 "민주주의는 정치적 소수에 대한 포용과 관용, 그리고 공개적인 토론과 선거를 통한 의사결정을 생명으로 한다"며 "우리 사회의 주류적 입장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치공론의 장에서 추방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자 전체주의"라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 있던 소송 대리인단 중 한 명인 이재화 변호사는 "최후 변론 후 한 달도 안 돼 선고를 한 것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판결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당선 2년째에 코너에 몰린 대통령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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