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나이에 저렇게 열정적으로 강의를..."

고은 시인, 수원시청 대강당서 '열강'

등록 2014.12.19 15:36수정 2014.12.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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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첫걸음 고은 시인이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세계의 첫걸음고은 시인이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포럼에서 말하고 있다하주성

"올해 연세가 81세라고 하시는데 저렇게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실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고은 시인의 열강에서는 엄청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듯합니다. 우리 수원 광교산의 기를 많이 받으신 것 같습니다."

18일 오후 4시 30분부터 수원시청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세계의 첫걸음'이라는 연제로 제54회 포럼의 강사로 나선 고은 시인을 두고 하는 한 시민의 말이다. 수원포럼은 매월 한 차례씩 유명 인사들이 대강당 무대에 올라 강의를 한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리고 경기도민입니다. 수원시민이고 장안구민입니다. 연무동민이고 상광교주민입니다."

첫 발언부터가 일반적인 소개가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이렇게 표현을 했다.

고은시인 고은시인이 '세계의 첫걸음' 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은시인고은시인이 '세계의 첫걸음' 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하주성

인문은 곧 삶이다

고은 시인은 1958년 시 '폐결핵'으로 데뷔를 했다. 시집으로는 <만인보>, <허공>, <나는 격류였다> 등의 시집을 냈으며, 제1회 한국문학상(1974), 제14회 한국문학상(1987), 뵨슨 문학훈장(노르웨이 2005), 아메리카 어워드(2011), 공초문학상(2014), 스트루카 황금화관상(마케도니아 2014) 등 수상경력이 있다.

고은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2005년부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국내외 뜨거운 시선을 받은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대강당은 1, 2층을 곽 메운 사람들도 열기를 더했다. 이날 고은 시인의 주된 강연의 내용은 인문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강당 수원포럼이 열린 수원시청 대강당
대강당수원포럼이 열린 수원시청 대강당김기수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상의 모순이 드러난 해이다. 어린 목숨들이 수중고혼이 되는 참담한 나라가 되어 온 세상이 초상집이 되고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희망이라는 말이 괴로운 말이 되었으며 절망의 연속이 되었다."

고은 시인은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마치 창자를 끊어 낸 듯 비통함이 차 있었다. 한 시간 30분 동안 80세의 고령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때론 격분하고, 때론 비통함으로, 그리고 잔잔한 물결을 연상하듯, 노 시인의 강연은 어고저(語高低)가 수시로 변하며 관중을 시선을 한 곳으로 끌어 모았다.


사인회 고은시인이 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애게 시집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고 있다
사인회고은시인이 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애게 시집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고 있다 하주성

강연이 끝난 후 시집 기증식도 가져

중간에 고은 시인은 2015년 1월 1일 0시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광복 70년의 노래'라는 시를 낭송한다고 하면서, 먼저 수원 여민각 타종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면서 시를 읊었다. 시를 마치고나자 많은 박수를 친 사람들은, 진정 노 시인의 세계의 첫걸음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최고의 서쪽으로
아내의 하루가 간다. 내 하루가 울며불며 간다.

시집 상화시편 고은 시인이 2011년 여름에 출간한 시집 상화시편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했다
시집 상화시편고은 시인이 2011년 여름에 출간한 시집 상화시편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했다하주성

2011년에 발행한 고은 시인의 시집 <행성의 사랑 상하시편>에 수록되어 있는 '일몰'이라는 시이다. 단 두 줄인 이 시에 일몰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고은 시인은 수원포럼이 끝난 후 2011년 여름에 펴낸 이 시집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한 권씩 기증을 해 주었다. 그 중 대강당 앞줄에 앉아있던 20여 명에게는 직접 사인을 해주었다. 고은 시인의 직접 사인을 한 사집을 받아 든 한 시민은 시집을 가슴에 안고 얼굴이 상기되어 말을 한다.

"과연 세계적인 시인이라 다르십니다. 연세가 저렇게 많은 신데도 불구하고 오늘 강연을 들어보니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갖고 계신 듯합니다. 선생님께서 2015년에는 꼭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수원의 광교산 기슭에 자리를 마련하셨으니 상을 받으시면 우리 수원의 자랑이니까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은시인 #수원포럼 #시청 대강당 #상화시편 #시집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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