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평등해 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다.

[서평]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답을 위해 700페이지의 책을 쓰다

등록 2014.12.18 17:46수정 2014.12.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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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양극화의 근본 요인은 r>g 때문이다.

여기서 r은 연평균 자본수익률을 뜻하며, 자본에서 얻는 이윤, 배당금, 이자, 임대료, 기타 소득을 자본총액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g는 경제성장률, 즉 소득이나 생산의 연간 증가율을 의미한다.


책 <21세기 자본>은 이 두 문장을 책임지기 위해 썼다. 그리고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700페이지에 달하는 근거를 밝혔다. (토마 피케티 역시 책에서 '어떤 면에서는 이것이(위의 두 문장)이 이 책의 논리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책은 19세기 이전의 역사에서 대부분 그랬고 21세기에 다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큰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 때 나올 수 있는 '상속재산이 생산이나 노동 소득보다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문제'를 밝히고 있다. 물려받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은 자본에서 얻는 소득의 일부만 저축해도 경제활동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본을 늘릴 수 있음을 통계로 통해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낮은 인구 성장률과 경제 성장률을 가지고 있을 경우 사회에서 개인이 벌어들일 수 있는 최대 소득이 제한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런 경우 평생 한 개인이 노동을 해서 버는 소득보다 기존의 인프라나 상속받은 재산, 토지 등 자본의 가치가 더 커지게 된다. 따라서 상속을 많이 할 수 있는 경제적 상류층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부가 고착화되므로 이것은 능력주의 사회를 위협할수도 있다.

이러한 위협을 막기 위해 책 '4부:21세기의 자본 규제' 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누진적 소득세'와 같은 기존에 해왔던 누진세를 강화하여 공공부문의 부와 인프라 확대를 제시한다. 또한 자본의 높은 이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인 금융연합을 통해 '글로벌 자본세'와 같은 기존의 '토빈세'(제임스 토빈이 주장한 이론으로,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를 확장하여 자본의 이동성을 줄이고 금융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문제를 인시하고 제시하는 풍부한 예시의 책 전반부에 비해서 후반부의 해법은 많은 참여자들을 요구하며 국가들 간의 입장 차이를 해결하기에는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양극화가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것이 개인이 노력해서 계층의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대사회의 믿음이 무너지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책은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지만 토마 피케티가 한국의 독자와의 만남에서 개정판에서는 책 내용에 '한국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민낯이 드러난다고 해도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 믿기에 다음 개정판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21세기 자본> 토마피케티 지음/ 글항아리 펴냄/ 2014.09 / 3마3000원

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글항아리, 2014


#책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마르크스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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