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책 표지
청어람미디어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가 있다. 조 존스톤 감독이 연출하고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한 작품으로 국내에선 따로 개봉하지 않아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영화는 냉전시대 콜우드라는 미국의 탄광마을에서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뉴스를 본 호머라는 소년이 우주를 향한 꿈을 품게 되고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며 꿈을 향해 전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호머 힉캠이라는 미항공우주국(NASA) 로켓과학자의 실화를 옮긴 것으로 꿈을 향한 청년의 도전과 극복의 드라마가 진솔한 감동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나는 학창시절 이 영화를 처음 접하고 몹시도 강한 인상을 받았었다. 특별하지 않아 평범함을 강요받는 수많은 젊음들의 모습에서 1957년의 콜우드와 우리 사회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고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쓸쓸하며 짜릿하게 느껴졌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보잘 것 없는, 아니면 꿈을 잃고 현실에 떠밀려 꾸역꾸역 살아가는 그렇고 그런 이 시대의 젊음들이 본다면 약간의 동경과 약간의 자극과 약간의 자책을 맛보게 될 법한 그런 영화였다.
청소년에게 과학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과학 강연회 '10월의 하늘'은 바로 이 영화 <옥토버 스카이>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과학 콘서트>의 저자로 잘 알려진 정재승 교수의 주도 아래 지난 2010년 시작된 '10월의 하늘'은 과학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과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어른들이 찾아가 쉽고 흥미롭게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강연회다.
지난 3년간 정재승 교수를 비롯 서울대 통계학과 장원철 교수,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전응진 교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 <과학동아> 윤신영 기자 등이 강연자로 나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과학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 책 <헬로, 사이언스>는 '10월의 하늘'의 강연을 모아놓은 것이다.
내일의 과학자들에게 호머의 인공위성이 되기를 꿈꾸며 탄광마을에서 살아가던 호머라는 소년에게 꿈을 심어준 건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뉴스였다. 그 뉴스가 소년의 무언가를 건드렸고 소년은 로켓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된 것이다.
평범한 소년, 소녀에게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꼭 뉴스일 필요는 없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조언, 소설이나 만화의 내용, 친구들과의 사건 등이 모두 그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우연히 듣게 된 현직 과학자의 강연일 수도 있고 말이다. 내일의 과학자들에게 호머의 인공위성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오늘의 과학자들의 강연. 그것이 '10월의 하늘'이며 <헬로, 사이언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