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박스로 된 임시 거처인 듯한데, 할매들이 불침번을 서가며 반대운동을 하는 반대운동본부로 추정된다.
김학현
용인지, 호랑이인지, 말인지 분간하기 힘든 그림이 나를 사로잡지 않았다면 아마 난 이곳을 그냥 스쳐지나가고 말았을 것이다. 컨테이너 박스로 된 임시 거처인 듯한데, 할매들이 불침번을 서가며 반대운동을 하는 반대운동본부로 추정됐다.
정말, <삼평리에 평화를>에서 보았던 할매들을 보고 싶었는데 한 명도 없었다. 현장의 일꾼들만 몇 명 들락거렸다. 철망으로 된 육중한 문은 한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신분을 확인하고 사람을 골라 들여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송전탑 반대운동을 하는 그 용감한 할매들은 어디로 가셨을까. 지나는 행인에게 물었지만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글쎄요?" 항상 그곳에 있었는데 그날은 없다는 정도의 정보가 고작이었다. 집에 와 <오마이뉴스>에서 청도할머니들의 소식을 알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15일(내가 삼평리를 방문한 날)부터 2박3일 동안 전국을 순례하며,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 농성장, 홍천군 골프장 반대 주민 농성장, 과천 코오롱 농성장, 평택 쌍용차 굴뚝 농성장, 안산 합동분향소 등을 찾았다. 17일 전라남도 나주 한전 본사를 끝으로 전국 순례를 마무리한다.(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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