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생명의 땅 DMZ를 가다>(김환기 지음 / 백철, 손민석, 최태성 사진 / 플래닛미디어 펴냄 / 2014.07. / 2만8000원)
플래닛미디어
지난 봄, 아들이 전역했다. 아들이 입대하기 전까지 DMZ는 막연히 궁금한 곳이었다.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통제된 덕분에 자연생태가 살아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전쟁의 비극으로 형성된 장소, 여전히 북한과 살벌한 대치를 하고 있는 긴장과 공포의 지역임에도 호기심이 더 앞선 이유이다.
이런 DMZ가 아들의 입대 후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다가왔다. 누군가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곳이지만, 내 아들만큼은 제발 배치되지 않기를 바랐다. 막연하게 두려웠다. 그래서 DMZ의 역사와 환경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북한과의 대치로 인한 긴장, 그곳을 지키는 장병들의 고충 등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DMZ라는 공간을 바라보게 됐다.
DMZ를 지키는 아들들에게,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 공연히 미안해졌다. 특히 요즘처럼 춥거나 눈이 올 때, 강원도 최전방은 영하 40도까지도 내려간다는 소문이 돈다. "손발 동상은 기본으로 걸린다" "눈만 뜨면 눈을 쓸어야 한다" 등 여기저기서 들었던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DMZ를 지키는 병사들이 막연히 안쓰럽고 걱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