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부터 최종관씨와 딸 다영씨, 아들 민우씨, 부인 김경자씨.
최종관씨 제공
한국 전통공예기법인 '채화칠' 장인 최종관씨와 그의 가족이 채화칠 세계 홍보에 나선다.
최씨와 그의 가족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미술관(Denver Art Musuem)으로부터 초청받아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미국 시각) 채화칠 역사와 시대별 변화 과정 등을 강연한다. 특히 이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전시·해설하고, 채화칠 과정도 시연한다.
최씨와 그의 가족을 초청한 덴버미술관은 미국 안에서 인디언 미술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스페인 식민시대와 아시아·유럽 미술, 건축과 디자인, 섬유예술 등 다양한 예술작품 7만여 점이 소장돼 있다.
35년간 채화칠기 제작에 전념... 부인과 두 자녀도 전수받아채화칠 2세대 장인인 최종관씨는 중요무형문화재 나전칠기장이었던 고 김태희 선생으로부터 사사받았다. 20대 시절 김태희 선생으로부터 나전과 채화의 기능을 배운 이후에는 35년간 채화칠기 제작에만 전념해왔다.
채화칠은 옻칠과 천연안료를 배합한 물감으로 다양한 색을 만들어 칠기 표면에 색과 문양을 그려넣는 전통 공예기법이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까지 성행했다.
최종관씨는 지난 1992년 동아공예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후 전승공예대전 문화재청장상(1999년)와 국무총리상(2006년)을 잇달아 수상하며 국내에서 채화칠 장인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2회의 개인전과 1회의 가족전, 7회의 그룹전을 열었다.
최종관씨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중국과 대만, 일본, 유엔, 미국(시카고), 프랑스(파리) 등에서도 7회의 국제전을 여는 등 채화칠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에 적극 참여해왔다. 덴버미술관의 초청은 이러한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다.
특히 최종관씨의 경우 2대에 걸쳐 가족 전체가 채화칠을 전승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부인인 김경자씨는 최씨를 뒷바라지하다 채화칠의 세계에 뛰어들었고, 아들인 민우씨는 컴퓨터를 좋아했지만 부친의 설득으로 대학에서 채화칠을 전공했다. 딸인 다영씨는 대학에서 공예이론까지 전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다.
최종관씨는 이번 초청행사에서 눈꽃송이 이층장과 삼층장, 운학문 혼수함과 보석함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에는 올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념으로 제작한 기도함도 포함됐다. 김경자씨는 팔각그릇세트와 오방색 과반, 국화문 항아리를, 민우씨는 한글문 책장과 조명 등을, 다영씨는 접시세트와 나비명함케이스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