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캐기조개를 캘 때에도 골갱이를 사용합니다. 조개를 캐는 모습을 보면 왜 '줍기'가 아니고 '캐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김민수
해녀들이 바다에서 사용하는 골갱이는 밭에서 사용되는 골갱이보다 조금 더 길고 가늘어서 해초를 따거나 바위틈에 붙어있는 전복이나 틈 속에 숨어있는 해삼, 성게 등을 쉽게 채취할 수 있습니다.
밭에서 사용되는 골갱이는 육지의 호미보다 날렵하고 작지만 바다에서 사용되는 것보다는 넓적하고 짧습니다. 이렇게 제주의 골갱이가 호미보다 면적이 적고 날렵하게 생긴 이유는 제주의 토양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돌이 많은 제주도의 토양, 그래서 검질만 하면 화산석이 지천이니 돌과 돌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육지의 호미보다 더 작고, 작아서 더 단순한 듯 보입니다.
호미와 골갱이는모두 종자를 심거나 '검질(김)'을 매는 데 사용됩니다. '검질'은 제주도의 방언으로 '김'에 해당되는 말인데, 밭이나 논에 난 잡초를 가르키는 말입니다. 호미보다는 골갱이가 좀 더 섬세하게 농작물을 다치지 않게 김을 맬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잔디에 난 검질을 맬 때 잔디의 뿌리가 얽혀있어 호미로 김을 매다가는 잔디의 뿌리도 많이 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골갱이는 잔디사이의 검질만 쏙쏙 뽑아낼 수 있어서 잔디의 손상이 적습니다. 그리고 김을 매는 과정에서의 상처는 오히려 잔디의 성장에 좋을만큼 적당합니다.